서울대학교병원이 파견과 용역 등 비정규직 노동자 614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국립대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자회사를 통하지 않는 직접고용을 결정했다.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직접고용 결정, 국립대병원으로 처음

▲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원장.


서울대병원은 3일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산하 서울대병원 노조와 ‘파견·용역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11월1일까지 정규직 전환을 완료한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모두 614명이다. 이들은 환경미화, 소아급식, 경비, 운전, 주차, 승강기 안내 등에 종사해 왔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노동자들은 기존 정규직과 단체협약과 복리후생 등을 똑같이 적용받는다.

서울대병원은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직접 고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서울 시립병원인 서울보라매병원의 비정규직 200여 명도 향후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다른 국립대병원도 자회사에 관한 미련을 버리고 직접고용을 결정해야 한다”며 “외주화의 폐해를 인정하고 차별 없는 직접고용만이 해답임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는 “직접고용 원칙을 세우고 국립대병원을 지도했던 교육부도 끝까지 그 책임을 다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에 나서면서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5개의 비정규직 노동자 800여 명은 직접 고용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8월23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쟁의권을 얻지 못한 분당서울대병원 등 8개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번과 휴가 등을 활용해 총파업에 참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8월28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전 여러 국립대병원이 노사·전문가협의회 회의에서 서울대병원의 정규직 전환 방식이 결정되면 이를 따라가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내비쳤다”며 “국립대병원 가운데 대표성을 가진 서울대병원이 직접 고용을 결단해 파업 사태를 가장 먼저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