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상장사들이 10대 그룹 상장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시가총액 모두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정보회사 에프엔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의 2019년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5조775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8.6% 늘었다.
 
현대차그룹,  영업이익과 시가총액 상반기 모두 늘어 10대그룹 중 유일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 기간 SK그룹은 59.8%, 삼성그룹은 53.%, 한화그룹은 50.6%씩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나머지 9개 그룹은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10대 그룹 전체 영업이익도 39조8038억 원으로 44.5%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도 긍정적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을 빼고는 모두 2019년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은 2019년 영업이익 11조5942억 원을 내 지난해보다 4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SK그룹의 11조5879억 원을 근소하게 제치고 삼성그룹에 이어 영업이익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그룹은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자 주가도 함께 오르고 있다.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8월29일 기준 87조4588억 원으로 2019년 들어 10.1% 증가했다. 3월 상장한 현대오토에버는 제외된 수치다.

반면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그룹과 SK그룹은 각각 3.10%, 0.37% 느는 데 그쳤고 롯데그룹(26.19% 감소), 신세계그룹(23.04% 감소) 등 나머지 7개 그룹은 시가총액이 줄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순항하는 원동력으로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신차 출시효과 등이 꼽혔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성기의 절반 수준이지만 워낙 최근 1~2년간 부진했기 때문에 실적 개선 효과가 크다”며 “올해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텔루라이드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신차도 잘 팔렸다”고 분석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이 강화됐다”며 “특히 작년 초 100엔당 900원대까지 떨어진 원/엔 환율이 최근 1100원대로 올라 현대차그룹이 북미시장에서 일본 경쟁사의 점유율을 빼앗아오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봤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2년가량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신차들이 잘 팔리고 있어 2021년 상반기까지 실적과 기업가치의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친환경차부문도 2019년 2분기에 이미 일부 전기차가 흑자를 내는 등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