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세계 건설사 도급순위와 달리 국내 시공능력 평가 순위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력 사업인 플랜트가 시공능력 평가 순위를 산정하는 데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까닭 

▲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1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교통부가 매년 7월 말 발표하는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지표로 사용되지만 평가항목이 토목과 건축으로 한정된 것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처럼 플랜트를 주력으로 하거나 플랜트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실제 위상과 순위 사이에 괴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미국 건설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가 각 건설사의 해외매출을 집계해 발표하는 ‘톱250 인터내셔널 건설사 도급순위’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2019년 45위를 차지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높은 순위인인데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시공능력 평가 순위에서 평가액 1조3700억 원으로 25위에 머물렀다. 

시공능력 평가액은 공사실적 평가액, 경영 평가액, 기술능력 평가액, 신인도 평가액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공사실적 평가액은 시공능력 평가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공사실적 평가액에서 5900억 원을 인정받았다. 토목공사업 평가액 700억 원, 건축공사업 평가액 5200억 원을 합한 숫자다. 산업·환경설비공사업(플랜트)에서 평가액 2조9400억 원을 받았지만 플랜트 평가액은 조사만 될 뿐 순위 산정 기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매출 대부분이 플랜트에서 나오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능력 평가 순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플랜트는 토목, 건축과 함께 건설산업 주요 공사종류 가운데 하나인 만큼 플랜트가 평가기준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공사실적 평가액에 플랜트가 포함되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시공능력 평가액은 4조3100억 원 수준으로 7배 이상 훌쩍 뛰게 된다. 

시공능력 평가 항목에 해외사업이 포함되지 않는 것도 해외매출 비중이 60%에 가까운 삼성엔지니어링에 아쉬운 부분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8년 연결기준 매출 5조4800억 원 가운데 국내매출 2조3200억 원, 해외매출 3조1600억 원을 올렸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과 플랜트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만큼 사업활동을 하는 데 국내 시공능력 평가 순위와 크게 관련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