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테크와 에스피지가 핵심 부품⋅장비 국산화정책 덕분에 사업 확대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가 일본의 한국을 향한 무역규제에 대응해 장비와 부품 국산화 지원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와 로봇 등 산업의 장비와 부품업계시장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테크' '에스피지', 부품장비 국산화정책에 실적증가 기대 부풀어

▲ 엄평용 유진테크 대표이사(왼쪽)과 여영길 에스티지 대표이사(오른쪽).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장비와 로봇 및 이송장비는 일본 의존도가 80% 이상”이라며 “국내 제조업체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장비와 부품 국산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코스닥 상장기업 유진테크는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돼 일본에 의존하던 장비를 대체해 만들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유진테크는 저압 화학증착장비(LPCVD)를 포함해 반도체 장비를 주로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에 납품하고 있다. 

저압 화학증착장비는 화학반응을 통해 형성된 입자들을 웨이퍼(반도체 제조원판) 표면에 증착하여 절연막이나 전도성 박막을 형성시키는 반도체 공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유진테크는 반도체 장비와 관련한 기술에 331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국책과제에 참여해 10mm이하급 소자용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차세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될 3차원 반도체 소자용 장비 등 화학증착장비(CVD)의 국산화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진테크의 반도체 제조장비가 일본 경쟁업체인 도쿄일렉트론과 코구사이의 차세대 반도체 장비를 점차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코스닥 상장법인 에스피지는 모터와 감속기를 전문적으로 제조한다. 감속기는 모터에 부착해 무거운 것을 운반하거나 들어 올릴 수 있는 힘으로 변화시켜주는 부품이다.

모터산업은 국산화가 대부분 이뤄졌지만 감속기산업은 여전히 일본제품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 등 공작기계 분야 핵심부품의 일본 의존도는 70%를 넘는다.

에스피지는 2015년부터 로봇용 감속기와 스마트팩토리에 사용되는 대형 감속기의 제품 개발을 진행해 올해 제품을 출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스피지는 일본 업체들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로봇용 특수감속기를 국내 대기업 계열사에 납품하는 유일한 국내 기업”이라며 “본격적 양산이 시작되면 일본 제품의 80%를 대체하는 제품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피지 관계자는 "감속기사업에 후발 주자로 시작했지만 기술 개발에 노력해 일본 업체들이 생산하던 제품의 9월 국내 상용화를 최초로 앞두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제재조치에 따른 위기상황 속에서도 부품장비 국산화 지원정책에 힘입어 사업 확대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핵심 소재부품장비 공급 안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내년 예산안에 2조1천억 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8천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와 함께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과 혁신대책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모두 5조 원 이상을 투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