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동남아시장에서 가상현실 플랫폼사업을 시작했다.

가상현실 콘텐츠를 두고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장을 공략해 그동안 목표로 내걸었던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서 입지 구축에 나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T, 가상현실 콘텐츠 플랫폼 들고 동남아에서 해외진출 출발

▲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 위치한 레고랜드 쇼핑몰에 문을 연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리니티’에서 고객들이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 KT >


29일 KT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 위치한 레고랜드 쇼핑몰에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리니티’를 열었다.

KT는 이미 국내에서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를 운영하며 가상현실 콘텐츠와 운영 솔루션을 가상현실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브라이트와 브리니티 모두 안테나숍(판매보다 상품·고객·지역의 정보 수집이 목적인 점포)으로 고객들의 가상현실 콘텐츠 수요를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다. KT는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선별한 뒤 다른 사업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브리티니의 가상현실 콘텐츠는 KT가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브라이트에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 위주로 구성됐다. 팀을 이뤄 총을 쏘며 적을 무찌르는 ‘스페셜포스’나 ‘블랙배지 시그널’과 같은 게임과 ‘VR스포츠 게임’ 등이다.

KT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브리니티로 가상현실 콘텐츠 호응도를 파악해 이용자 수요가 많은 콘텐츠를 해외의 가상현실 테마파크 사업자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KT가 글로벌 진출의 첫 지역으로 동남아를 선택한 이유는 이 지역에서 가상현실 테마파크에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국내 가상현실 테마파크에 동남아 사업자들이 여러 차례 방문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동남아시장을 겨냥한 매장을 열게 됐다”며 “동남아시장은 다른 선진국이나 국내와 비교해 아직 가상현실 테마파크가 발달하지 않았지만 관심은 점점 늘고 있어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는 기후 특성상 몰(Mall)문화가 발달해 있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 테마파크 수요가 높다.

국내에서 가상현실 테마파크 '몬스터VR'을 운영하고 있는 GPM은 동남아시아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이미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 가상현실 테마파크를 열고 동남아 진출을 시작했다.

KT는 아직 계약을 맺은 사업자는 없지만 그동안 여러 동남아지역의 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말레이시아 매장을 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플래그십매장으로 활용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가상현실 플랫폼사업 지역을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KT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동남아시장에 진출한 것은 5G시대를 맞아 플랫폼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와 맞닿아있다.

KT는 5G시대에 플랫폼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크게 5가지 플랫폼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미디어 플랫폼이다. 미디어 플랫폼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플랫폼을 비롯해 인터넷TV(IPTV) 콘텐츠 등이 포함된다. 

이번 말레이시아 진출을 계기로 KT는 다른 플랫폼사업의 해외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바라본다.

KT는 가상현실 테마파크를 내기 위해 협력한 말레이시아의 정보통신기술(ICT) 회사인 IISB와 가상현실 테마파크뿐만 아니라 4K로 화질로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슈퍼VR과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빌딩, 데이터센터 등의 사업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KT는 2018년 브라이트 신촌점 열고 가상현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익을 내기 쉽지 않자 직접 프랜차이즈사업 펼치기보다 가상현실 콘텐츠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방향을 바꾸고 가상현실 체험존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에게 가상현실 콘텐츠와 운영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