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이 임박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GS그룹과 애경그룹, 사모펀드(PEF) KCGI를 제외한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공동인수설, 분리매각설, 유찰 뒤 재입찰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 GS그룹와 애경그룹 공동인수설, 시장은 글쎄

GS그룹과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공동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말이 한때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여러 시나리오, '분리매각' '공동인수' 현실성 있나

▲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GS그룹과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공동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연합뉴스>


최근 애경그룹이 먼저 GS그룹에 공동인수 의사를 타진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둘의 공동인수설이 불거졌다. 구체적 얘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GS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애경그룹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를 차지하는 방향으로 제안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GS그룹 입장에서는 굳이 애경그룹과 손을 잡을 필요가 없다. 단독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애경그룹과 공동으로 인수할 특별한 유인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GS그룹이 아시아나항공 하나만 살 이유가 없다. 덩치는 가장 커 가격도 비싼데 경영상태는 제일 좋지 않은 데다 경영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세 회사가 상호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관계인 만큼 가능하면 세 회사를 모두 사는 게 사는 쪽에서도 이득이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도 처음부터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한 기업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세 회사를 모두 인수해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매각가격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세 회사는 그동안 거점공항과 노선의 차별화는 물론 고객층도 세분화해 역할을 분담하면서 성장해왔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항공기 리스비용도 절감하고 있다.

채권단이 둘의 공동인수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채권단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봐서도 일괄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경쟁하면서 항공산업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되길 원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그동안 대한항공을 충분히 견제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3개 항공사가 각각 다른 주인에게 넘어가면 대한항공의 독주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이 최근 몇 년 동안 오너리스크를 비롯해 숱한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점을 볼 때 대한항공의 절대 우위가 지속되면 국내 항공산업 역시 흔들릴 수 있다.

◆ 채권단 의도와 달리 점점 힘 실리는 분리매각 가능성

채권단의 의도와는 다르게 분리매각 가능성은 사실상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다만 채권단이 최후의 카드로 분리매각을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분리매각이 현실화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이 끝나고 인수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난 뒤 채권단이 이들의 자금력과 경영능력 등을 따져보고 세 항공사를 한 번에 인수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했을 때 마지막으로 분리매각으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항공업계의 상황 등을 봤을 때 세 항공사를 한 번에 인수할 만한 곳이 거의 없고 현재 거명되는 인수후보들의 면면을 볼수록 분리매각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다만 채권단이 여러 차례 일괄매각을 강조했던 만큼 분리매각 카드를 바로 꺼내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일괄매각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하면서도 “필요하면 금호산업 등과 협의해 분리매각을 할 수도 있다”며 분리매각 가능성을 열어뒀다.

◆ 유찰 뒤 재입찰설, 아예 산업은행에 주도권 넘어갈 수도 

입찰이 한 차례 유찰된 뒤 재매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일부 인수후보가 한 차례 유찰되고 매각방식과 조건 등이 바뀔 것을 고려해 인수전략을 짜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구주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인수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 구주 가격이 낮아질수록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지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각이 계속 무산되면 매각 주도권은 공식적으로 산업은행 쪽에 넘어간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예상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안전장치를 마련해뒀기 때문이다.

다만 금호산업이 이 시나리오만큼은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만큼 어떻게든 매각을 성사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자가 일단 세 항공사를 한 번에 사들인 뒤 나중에 한 두개만 남기고 매각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만 남기고 두 저비용항공사를 따로 매물로 내놓거나 아시아나항공만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