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이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을 통해 곡물사업의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곡물사업은 포스코그룹 차원의 신사업인 만큼 사업 육성의 임무를 짊어진 김 사장은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할 수 있다.
 
김영상, 최정우도 관심 보이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사업 키운다

김영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


27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의 준공이 멀지 않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준공식은 9월에서 10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중요한 사업인 만큼 현지 관심도 높아 일정을 확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당초 7월 중 준공식을 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현지 관계자뿐만 아니라 고위급 인사들까지 준공식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일정 확정이 지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한국 무역회사가 보유하는 첫 해외 곡물터미널로 포스코인터내셔널 뿐 아니라 포스코그룹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그룹의 100대 개혁과제를 내놓았는데 곡물사업도 육성해야 할 새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그런데 곡물사업은 단순한 성장동력을 넘어 최 회장의 ‘기업시민’ 경영이념과도 맞닿는 부분이 있다.

기업시민은 기업의 경제활동이 이윤 창출에서 그치지 않고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경영이념이다. 곡물사업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성장을 넘어 공동체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곡물사업은 회사의 실적 차원만이 아니라 식량안보 차원으로도 접근하는 사업이라 그룹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곡물 비축분을 유사시에 활용할 수 있어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한국은 현재 쌀을 제외한 나머지 곡물의 수요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매 해 밀이나 옥수수 등의 곡물을 1500만 톤가량 수입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기준으로 곡물 자급률이 22%에 그쳐 식량안보에 매우 취약한 나라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도 곡물 비축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국가의 곡물 비축사업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시설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글로벌 곡물 수출량 5위에 오른 나라로 옥수수 수출량은 4위, 밀 수출량은 6위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 가운데 90%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이 위치한 흑해 연안을 거쳐 수출되고 있는 만큼 곡물 비축분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올해는 곡물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이 대한민국 식량안보에 앞장설 수 있도록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런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사업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의 첫 시작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사업의 성장 동력원으로서도 가치가 높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곡물사업을 가치사슬(밸류체인)의 1차 단계인 생산, 2차 단계인 가공까지 진행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이 영업을 시작하면 3차 단계인 비축 및 유통으로 확대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농장과 미곡종합처리장을 보유해 곡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는 연 440만 톤의 곡물을 취급했다.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이 준공되면 연간 곡물 출하량이 250만 톤으로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취급한 곡물의 60%가량을 비축할 수 있게 된다.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김 사장이 곡물사업의 목표 달성을 향해 가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파악된다.

김 사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곡물 취급량을 2023년 1천만 톤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이 목표의 25%를 담당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물류회사 오렉심으로부터 현지 곡물터미널 운영권의 75%를 사들이며 곡물터미널 운영을 준비해왔다.

당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을 통해 농장-가공-물류에 이르는 식량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며 “이를 통해 한국 최대의 식량자원기업으로 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