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개별 단위로 발주되는 선박도 놓치지 않고 수주곳간을 채우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대규모 LNG운반선 발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올해 수주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LNG운반선 대규모 발주 지연 대비해 개별 수주에 온힘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26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개별 단위로 발주되는 선박을 수주하는 데 힘쓴다.

인도실적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고부가 선박 위주로 일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 하반기에 1만 TEU(20피트 컨테이너선 적재량단위)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0척 이상 발주될 것으로 내다보고 최대한 많은 수주를 따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건조가격이 1척당 1억9천만 달러에 이르는 LNG운반선만큼은 아니지만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크기에 따라 1척당 1억~1억5천만 달러의 고부가 선박이기 때문에 물량 확보 수준에 따라 LNG운반선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미 수주한 것으로 여겨지는 계약건도 있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이 입찰을 진행한 2만3천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6척을 확보했다. 1척당 선박 건조가격은 1억5천만~1억6천만 달러로 예상됐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곧 최대 1조1520억 원에 이르는 수주를 공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7월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크기인 2만3756TEU급 컨테이너선 ‘MSC굴슨’을 건조해 성공적으로 출항시키며 건조 능력을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또 다른 고부가 선박인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의 수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영국 화학회사 이네오스가 초대형 에탄운반선 2척의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중공업은 발주가 공식화되면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선박 크기는 9만 m3급으로 일반 액체화물운반선과 비교하면 중형 선박 정도의 크기다. 그러나 선박 건조가격은 대형 선박 수준인 1억2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한다면 실제 수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글로벌 조선사들 가운데 삼성중공업만이 초대형 에탄운반선의 건조 및 인도실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프로젝트 단위의 LNG운반선 발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어 그만큼 LNG운반선이 아닌 선박과 소규모 물량의 수주가 중요해지고 있다.

오일리뷰아프리카 등 현지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에너지회사 엑손모빌은 모잠비크 로부마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을 9월로 연기했다. 미국 아나다코의 모잠비크 1구역 프로젝트(Area1 Project)는 프랑스 화학회사 토탈이 프로젝트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어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모잠비크의 2개 프로젝트에서 발주될 LNG운반선 30척은 올해 안에 발주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 국영가스회사인 카타르가스는 노스필드 프로젝트에 필요한 LNG운반선을 확정물량 40척과 옵션물량 40척 발주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선박을 직접 소유하는 것이 아닌 용선계약으로 발주 방식을 변경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카타르가스의 LNG운반선은 선박회사와 논의가 끝난 뒤 발주 계획이 진행될 것”이라며 “카타르가스는 올해 조선소의 야드 슬롯만을 확보한 뒤 내년 6월에야 발주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단위의 LNG운반선 발주는 하반기 조선사들이 수주실적을 대거 쌓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는데 이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기준으로 2019년 들어 42억 달러치 선박을 수주해 수주목표 78억 달러의 53.8%를 달성했다. LNG운반선을 대거 수주하지 않으면 올해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그러나 아직 공식화되지 않은 컨테이너선 수주를 포함하면 달성률은 70% 이상으로 크게 뛴다. 개별 단위로 발주되는 선박의 수주를 얼마나 따내느냐에 따라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프로젝트 단위의 LNG운반선 발주 지연과 관련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삼성중공업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포함한 소규모 발주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