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하반기에 SK하이닉스의 지분 확보해 나설까?

20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 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으로 반도체업황 악화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올해 3분기가 가장 적절한 때라는 시선이 나온다.
 
박정호,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위해 SK하이닉스 주식 사들일까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실적이 3분기에 실적 최저점을 찍고 4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실적은 3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반도체 수급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반도체는 이미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어 4분기부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D램 또한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축소와 생산 감축효과로 공급과잉이 완화돼 올해 말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매수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의 논리를 따른다면 쌀 때 사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지만 단순하게 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최적의 시점과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 지분을 30%까지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1%에 그친다. 9.9%를 채우려면 SK하이닉스의 발행주식 총수인 7억2800만2365주를 기준으로 하면 7207만2234주 정도를 더 사들여야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7만5천 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이를 기준으로 하면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10%를 추가로 확보하는 데 5조 원 가량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이 4분기부터 반등하면 주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져 SK텔레콤이 지분 확보를 위해 부담해야할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52주 최고가 8만4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 악화가 가시화된 이후 6월 SK하이닉스의 주가는 6만3천 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SK하이닉스 주가는 점점 회복돼 8월에는 7만 원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국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권 안에 놓여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만 원 정도 차이가 나면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 매입을 위해 쏟아야하는 금액 차이는 1조4천억 원 가량 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SK텔레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6월30일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4515억 원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올해 중간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한다면 3분기가 주식 매입의 적기일 수 있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2일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효율적 지배구조를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충족해야하는 만큼 단기적 결정보다는 최적의 시점과 방식 고민해 기업과 주주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최적방향을 만들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분할을 통해 만든 투자지주회사를 지주사인 SK와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두고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한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6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간지주사 전환이 쉽지 않다고 말하며 시기가 미뤄질 것을 암시한 것을 두고 중간지주사 전환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는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은 시장과 주주, 구성원이 원할때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꼭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