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팀 쿡 애플 CEO로부터 중국산 제품의 추가 관세 부과로 애플이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뒤 관련 조치를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공항에서 기자들로부터 쿡 CEO와 만난 상황을 질문받자 “쿡 CEO는 삼성(삼성전자)이 애플의 ‘넘버원’ 경쟁자인데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안 낸다고 했다”고 대답했다고 미국 CNBC 등이 전했다.
 
트럼프 “팀 쿡이 삼성전자는 미국 수출에 관세 안 낸다고 말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팀 쿡 애플 CEO.


그는 “(쿡 CEO가) 나에게 관세에 관련해 이야기했고 여러 사안 가운데 아주 좋은 사례를 알려줬다”며 이처럼 말했다.

미국 정부는 9월부터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기로 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비롯한 일부 품목은 12월15일까지 부과가 미뤄졌지만 이 기한이 지나면 추가 관세를 물어야 한다.

애플 제품을 주로 생산·조립하는 폭스콘은 생산시설의 상당수를 중국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팟’ 등은 9월, ‘아이폰’과 ‘맥북’ 등은 12월부터 미국에 수출될 때 추가 관세가 매겨진다. 

반면 삼성전자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주요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추가 관세 부담을 물지 않고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관세를 안 내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물어야 한다면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쿡 CEO의 말을 근거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의 추가 관세 부과를 미룬 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주력 제품군인 휴대전화 등을 대상으로 중국산 제품의 추가 관세를 아예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쿡 CEO에게 삼성이) 얼마나 좋은 경쟁자인지 물었더니 ‘우리는 아주 좋은 경쟁자’라고 했다”며 “그가 아주 강력한 주장을 했다고 판단해 관련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