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자본확충을 위해 새 주주를 구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기존 주주인 DGB금융지주의 유상증자 불참으로 새 주주를 영입해야만 대규모 자본확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터넷전문은행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키움증권이 참여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DGB금융 불참, 키움증권이 새 주주로 나설까

▲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16일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DGB금융지주가 주도하는 유상증자가 불발되면서 단기간 안에 대출영업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자본확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의 기존 주주 가운데 유상증자에 참여할 만한 곳은 우리은행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13.79%)과 함께 케이뱅크의 3대 주주로 꼽히는 KT(10%), NH투자증권(10%)은 공정거래법 위반, 은산분리 규제 등으로 지분율을 지금보다 더 높일 수 없다.

이들보다 지분율이 낮은 주주들은 케이뱅크의 유상증자를 감당할 만한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3대주주를 제외한 케이뱅크의 중소형 주주들은 지난해부터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 대부분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GB캐피탈을 통해 케이뱅크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는 DGB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와 각각 1천억 원씩을 투입해 케이뱅크 유상증자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지만 14일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우리은행이 투입할 것으로 알려진 1천억 원만으로는 케이뱅크 영업이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 자본금이 1조3천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케이뱅크가 앞으로 정상영업을 하기 위해서 최소 1조 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케이뱅크의 현재 자본금은 5051억 원으로 우리은행의 1천억 원이 투입되더라도 4천억 원의 자금이 앞으로 더 필요한 셈이다. 

케이뱅크는 정상영업을 위해 유상증자를 감당할 새 주주를 반드시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동안 케이뱅크는 새 주주를 구하기 위해 힘을 쏟아왔지만 제3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많은 회사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한 회사들 가운데 일부가 케이뱅크의 새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가 제시한 높은 기준 때문에 제3인터넷전문은행 심사에 탈락한 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의 대안으로 케이뱅크 주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다 실패를 겪은 키움증권도 업계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또 떨어진다면 케이뱅크 주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NH투자증권과 중소형 주주들의 케이뱅크 지분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최근 놓여있는 상황도 키움증권의 케이뱅크 지분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에서 탈락했고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서도 홍콩계 사모펀드에게 밀렸다. 

국내외 악재에 따른 주식시장 거래 감소로 본업인 주식위탁매매도 하반기 부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어느 때보다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커졌지만 이를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키움증권이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케이뱅크 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저을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이후로 은행업 인가가 당분간 없을 것임을 감안하면 키움증권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탈락에 대비한 ‘플랜B’로 케이뱅크 주주를 선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각이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돈이 돈을 버는 은행업 특성상 케이뱅크도 제대로 자본만 투입되면 2~3년 안에 흑자를 내는 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5년 가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해 온 키움증권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케이뱅크를 통해 은행업에 진출하는 방안도 생각해 뒀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케이뱅크 주주 참여에 관해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