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와 아세아시멘트 등 시멘트기업들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하반기 중에 사회간접자본사업을 위해 16조5천억 원을 조기에 투자하고 건설업황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며 시멘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양회 아세아시멘트,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확대에 기대 품어

▲ 홍사승 쌍용양회 대표이사 사장(왼쪽),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 사장.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멘트산업은 정부의 건설투자 확대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과거 시멘트업종 호황기에는 항상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이 선행됐다”고 파악했다.

시멘트산업이 호황을 맞은 시점은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이 나왔을 때와 거의 일치한다.

1990년대 초반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주택 200만 호가 건설됐을 때,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건설경기 부양책을 추진했을 때, 2015년 건설투자 확대정책을 통해 막대한 분양실적이 나왔을 때 시멘트산업도 호실적을 거뒀다.

쌍용양회와 아세아시멘트는 업계 선두권 생산능력을 토대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정부 사회간접자본 투자의 혜택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양회는 국내 시멘트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 시멘트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률 16%를 보이며 시멘트업종 평균 영업이익률 7%를 크게 웃돌았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쌍용양회는 경쟁사보다 월등한 비용구조를 갖춰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라며 “정부의 건설투자가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2020년까지 지속해서 시멘트 출하량이 늘면 수익 상승효과도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멘트업종 3위 기업인 아세아시멘트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확대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초 한라시멘트 인수하며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가격 협상력을 높여 경쟁력을 키웠다.

김치호 연구원은 “정부 사회간접자본 등으로 시멘트 출하량이 반등하면 인수합병으로 규모가 커진 아세아시멘트는 확대된 규모만큼 더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일시멘트는 시멘트업종 2위 기업이지만 주택 건설시장 의존도가 높아 토목사업 위주로 진행되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효과는 다른 기업보다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일시멘트는 주택건설 후반작업에 쓰이는 드라이몰탈시장의 선두 주자인데 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실적 전망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수입과 수출의 제한을 받는다. 이 때문에 시멘트산업은 내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국내 건설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정부의 건설정책에 따른 부침도 심한 편이다.

시멘트산업은 대규모 초기 시설투자가 필요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신규기업이 진입하기 어렵다. 쌍용양회, 아세아시멘트, 한일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등 5곳이 과점시장을 이루고 있는 이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하반기 중 사회간접자본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고 건설업 환경 개선을 위해 규제 혁신과 해외진출 지원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홍 부총리는 “16조5천억 원 규모 사회간접자본사업을 하반기 중 신속히 집행하겠다”며 “3600억 원 규모 스마트 건설기술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2025년까지 건설산업 생산성과 안정성을 50% 높이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정부의 투자계획을 반기고 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침체된 건설시장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