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급속도로 악화된 항공업황을 돌파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년 동안 이어진 국토교통부의 제재에 발목이 완전히 잡혔다.
 
진에어, 국토부 제재 풀려도 항공업황 악화로 성장동력 찾기 어려워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일본제품 불매운동 ‘NO 재팬’에 따른 일본여행 수요 감소가 8월 초부터 통계 수치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4일 발표한 ‘일본 노선 주간 항공운송 실적’에 따르면 4일부터 10일까지 국적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평균 탑승률은 7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포인트 낮아졌다. 전주인 7월28일부터 8월3일까지 평균 탑승률 역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낮았다.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노선 취항지를 확대하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8월에만 중국 노선 6개를, 티웨이항공은 9월 초 부산~대만 가오슝 노선과 대구~중국 옌지, 장자제 노선을 신규 취항할 계획을 세웠다. 이스타항공은 7월12일 인천~상하이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1년 동안 이어진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급속도로 악화된 항공업황을 돌파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대부분 꺾인 상태다. 

진에어는 현재 국토교통부 제재로 신규 취항이 불가능하다. 일본 노선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취항지를 발굴할 수 없다.

만약 지금 당장 국토교통부 제재가 풀린다고 가정하더라도 일본 대체 노선을 만들기 쉽지 않다. 운수권 없이 취항할 수 있는 취항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최근 계속된 단거리노선 확장을 통해 이미 여행 수요가 높은 취항지에는 대부분 취항을 끝냈다. 또한 진에어는 올해 진행된 싱가포르, 몽골, 중국 운수권 배분에 모두 참가하지 못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안으로 제재가 해소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진에어의 3분기 공급증가율은 10%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취항이 막혀있는 만큼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언급한 ‘항공사의 취항지 다변화 지원방안’과 관련해서도 진에어가 소외될 수 있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차관은 9일 김포공항에서 열린 항공 관계자 간담회에서 일본 노선 수요 침체와 관련해 “필요하다면 항공사들의 취항지 다변화, 노선 조정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고환율 등으로 항공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국토교통부 제재 때문에 발생하는 과다한 인건비 지출 등도 문제다. 

환율이 높으면 여객수요가 감소할 뿐 아니라 항공사가 달러로 지출하는 유류비, 항공기 리스비용 등 비용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항공사에게 환율은 수익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항공사로서는 환율이 높아져 수익성이 악화되면 인건비 등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비용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진에어는 제재 이전에 늘려놓은 인력을 제재 때문에 활용하지 못하면서 인력배치의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국토교통부 제재 영향의 장기화로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냈다"며 “국제선 탑승률의 하락은 1%포인트에 그치며 경쟁 저비용항공사보다 오히려 낮았지만 규제 때문에 단위 인건비가 확대되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파악했다.

진에어는 2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2140억 원, 영업손실 266억 원을 냈다. 2018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경영문화개선과 관련된 보고서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제재가 해소되고 정상적 경영활동을 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