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벨기에에서 일부 반도체 핵심소재를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경제 전문지인 '닛케이 아시안리뷰'는 11일 "삼성전자가 벨기에에 위치한 한 업체에서 포토레지스트(감광액)을 조달하고 있다"는 삼성 간부 출신인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의 말을 전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포토레지스트를 6개월에서 10개월 단위 물량으로 구입하고 있다.

닛케이 아시안리뷰는 박 교수가 벨기에 공급업체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기업 JSR와 벨기에 연구센터인 IMEC가 2016년 설립한 합작법인 EUV레지스트일 것으로 추정했다.

합작법인 EUV레지스트의 최대 주주는 일본 기업 JSR의 벨기에 자회사인 JSR마이크로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JSR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가 발표된 직후인 7월 중순 "우리는 벨기에 합작법인을 통해 삼성에 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박 교수의 발언은 이 말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닛케이 아시안리뷰는 일본 기업이 제3국의 시설을 통해 한국에 규제품목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제3국을 통한 규제품목 공급은) 합법적이어야 하며 일본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조기 허가를 내준 배경에 삼성전자가 대체 공급원을 확보한 점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산업성은 8일 개별 수출 신청이 들어온 삼성전자용 포토레지스트 수출건에 관해 "군사전용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통상 심사기간(90일)을 대폭 단축해 한 달여 만에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