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증권사들이 스타트업과 협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카사코리아나 디렉셔널 등과 손잡고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스타트업 손잡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 국내 5대 증권사.


카사코리아는 전자증서 형태로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유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전자증서 매매를 기록하는 분산원장을 카사코리아와 함께 운영하고 계좌 개설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디렉셔널은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주식을 서로 빌릴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KB증권은 디지털 혁신을 전담하는 마블랜드트라이브를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5월 디지털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디지털인텔리전스사업부를 새로 만들고 다양한 핀테크기업과 시너지를 꾀할 기회를 찾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 새롭게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이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금융투자 플랫폼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핀테크회사와 손을 잡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은 기술을 시험해볼 수 있는 플랫폼을 얻고 증권사는 기존 디지털서비스를 고도화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기술력이 좋은 스타트업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는 전략적 투자(SI)에 뛰어들기도 한다.

단순히 업무협약을 맺는 것에서 나아가 지분투자를 통해 스타트업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맺어 두 회사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해 두고 이를 자체 플랫폼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6년 일찌감치 인공지능 기반의 금융의사결정 서비스 회사 데이터앤애널리틱스와 로보어드바이저 회사 파운트 등에 투자하며 이 회사들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는 데이터앤애널리틱스의 인공지능 기술을 신한금융투자의 투자 플랫폼 '엠폴리오'에 활용하고 있다. 

KB증권도 가계부 서비스를 운영하는 해빗팩토리나 모바일 보험 통합 플랫폼 보맵 등 금융 관련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해뒀다. 삼성증권은 현재 스타트업에 지분투자를 벌이기 위해 신기술금융업 신청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들이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해 기술력을 높이면 새로운 고객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가 부동산 수익증권의 디지털 플랫폼사업에 뛰어들거나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플랫폼을 선점하게 되면 주식계좌 고객으로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KB증권은 마블랜드트라이브부서를 자산관리(WM)총괄본부로 소속을 옮기면서 자산관리사업의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존에는 지점을 방문하는 고액자산가를 위주로 자산관리사업을 벌였다면 이제는 디지털서비스에 익숙한 젊은층을 상대로 자산관리사업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기술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과 활발한 기술교류를 통해 디지털역량을 높이고 있다”며 “라인이나 11번가 등에서 경력을 쌓은 비금융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등 조직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