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태양광사업이 석유화학 불황기에 더욱 돋보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약 10년 동안 태양광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왔는데 석유화학사업이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태양광사업에서 거둔 수익이 전체 실적 방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화학사업 불황을 잘 키운 태양광사업으로 넘을 힘 갖춰

▲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11일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태양광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계속 추진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최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사업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기업지분 보유회사(가칭 한화글로벌에셋)으로 인적분할한 후 사업회사를 합병하기로 했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합병과 관련해 "석유화학과 소재, 태양광사업을 단일조직으로 통합함으로써 각 부문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이를 통해 사업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석유화학산업이 불황기에 진입하고 대외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속에서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라홀딩스, 한화첨단소재, 한화큐셀, 한화큐셀코리아 등으로 파편화된 태양광사업의 지배구조를 한화케미칼을 중심으로 개편해왔다. 한화케미칼은 앞서 2018년에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를 합병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출범한 바 있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사업을 재편해 폴리실리콘, 셀, 모듈, 부품 등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던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2010년부터 태양광사업의 성장가능성을 보며 장기적으로 투자해왔는데 최근 태양광시장이 좋아지면서 그 결실을 거두고 있다. 

올해 2분기 한화케미칼 실적을 보면 석유화학업황 악화로 기초소재부문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태양광사업 매출이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한화케미칼의 2분기 전체 매출 가운데 태양광부문 매출은 58.7%를 차지한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2분기에 매출 2조3741억 원, 영업이익 975억 원을 냈다. 2018년 2분기보다 매출은 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1% 줄었다.

폴리에틸렌(PE), 염화비닐(PVC)을 생산하는 기초소재부문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기초소재부문은 2018년 2분기에 매출 9949억 원, 영업이익 502억 원을 냈다.  2018년 2분기보다 매출은 13.7%, 영업이익이 72.4% 감소했다.

반면 태양광부문 실적은 부쩍 늘었다. 태양광부문은 2분기에 매출 1조3945억 원, 영업이익 372억 원을 내서 2018년 2분기보다 매출이 72.9% 늘어나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다결정 셀, 모듈보다 단가가 높은 단결정 셀, 모듈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한화케미칼은 “주요 판매지역에서 단결정 모듈과 셀 중심의 수요가 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한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2월부터 미국 조지아주의 태양광 셀과 모듈공장 가동을 시작했는데 이 공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고효율 단결정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이 매출량이 반영되면서 2분기 태양광부문 매출이 늘어났다.  

시장상황도 우호적이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태양광시장은 올해 20%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유럽에서는 독일, 스페인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시장 역시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보조금 정책을 재개하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시장 수요도 고효율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단결정 모듈과 셀을 생산하는 한화케미칼에게 유리하다. 

이 연구원은 “올해 고효율 모노 셀과 모듈 비중은 시장 수요의 2/3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시장의 성장성이 견조해 고효율 제품군 생산이 가능한 업체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화케미칼은 고효율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결정 모노 셀과 모듈 생산라인을 단결정 모노 셀과 모듈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분기에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생산원가가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3분기부터는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일회성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태양광부문은 2분기에 진행한 생산라인 전환에 따른 고효율 모노제품 판매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