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등 한진칼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준비한다.

지난해 말에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1600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빌려 회사에 이자비용 등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KCGI, 한진칼 '단기차입금 손실' 조원태 석태수 상대 주주소송 준비

▲ 강성부 KCGI 대표.


KCGI는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8일 한진칼에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한진칼의 전·현직 사외이사 3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소제기청구서를 보냈다.

KCGI는 “2018년 12월5일 당시 한진칼 이사들이 독립적 감사 선임을 막기 위해 불필요한 단기차입금 1600억 원을 조달해 회사에 이자비용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한진칼이 30일 이내에 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KCGI가 이들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12월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자금 조달 및 운영자금 확보’라는 명목으로 1600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KCGI는 한진칼의 이런 행위가 KCGI가 요구한 감사 선임을 막기 위한 ‘경영권 방어’ 행위라고 봤다.

상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 원 이상이면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감사위원회 위원은 일반적으로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되는데 이렇게 하면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감사 선임을 피할 수 있다.

한진칼은 2019년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진칼의 2018년 말 기준 자산규모가 2조 원을 넘겼다며 감사 제도를 폐지하고 감사위원회를 도입했다.

KCGI는 “2018년 12월31일 기준 한진칼의 자산규모는 2조165억원으로 1600억 원을 단기차입해 자산을 인위적으로 늘리지 않았다면 한진칼의 자산규모는 2조 원을 넘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KCGI에 따르면 한진칼은 단기차입금 1600억 원 가운데 1050억 원가량을 2개월여 만에 바로 갚았다.

KCGI는 “한진칼은 처음부터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자금 조달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차입금을 사용할 계획 없이 불필요하게 1600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높은 이자에 빌렸다”며 “이 가운데 최소 1050억 원을 2개월 여 만에 중도 상환해 한진칼이 신규차입금의 이자비용 상당을 부담했다”고 말했다.

KCGI는 “독립적 감사 선임을 막고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상법 제382조 제2항, 민법 제681조)와 충실의무(상법 제382조의3)에 반할뿐 아니라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회사에 신규차입금에 따른 이자 등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직접 만나 이런 단기차입금 관련 문제 및 책임경영체제 마련 등을 위한 논의를 하려고 했지만 한진칼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KCGI는 “한진칼의 새로운 경영진은 KCGI의 요청에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며 “KCGI는 한진칼의 고질적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과 의지를 제시하지 않는 한진칼의 새로운 경영진의 태도에 우려를 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