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합화학 상장은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까?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 상장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화종합화학 상장, 김동관 한화 경영권 승계에 어떤 의미 지닐까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한화종합화학은 에이치솔루션의 손자회사다.

한화종합화학의 최대주주는 지분 39.16%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인데 한화에너지는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이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면 에이치솔루션 역시 자연스럽게 기업가치 상승효과를 보는 셈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상장 이후 배당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김동관 전무의 승계자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그룹에 인수된 2015년 524억 원을 배당한 이후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이 실적 확대에도 배당을 하지 않는 이유로 삼성그룹이 보유한 지분 영향도 있다고 바라봤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과 이른바 ‘빅딜’로 한화종합화학을 품에 안았는데 당시 자금 사정 등으로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24.1% 가량을 삼성물산과 삼성SDI 등 삼성그룹 계열사에 남겨둔 채 인수를 마무리했다.

한화종합화학이 현재 상장을 준비하는 것은 2015년 빅딜 당시 삼성그룹이 출구전략으로 마련해 둔 계약내용에 따른 것이다.

삼성그룹이 한화종합화학 상장 이후 지분을 다 처분하면 한화종합화학이 다시 배당을 진행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한화종합화학의 배당금은 한화에너지와 에이치솔루션을 거쳐 결국 김동관 전무에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 10월 한화S&C를 분할한 뒤 마땅한 자체사업 없이 한화큐셀코리아, 한화시스템 등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매년 400억~500억 원의 현금을 김동관 전무 등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게 배당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의 배당금을 바탕으로 배당을 다시 실시한다면 에이치솔루션도 배당을 위한 든든한 자금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배당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2016년 501억 원을 배당한 뒤 최근 2년 간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막대한 현금을 챙길 수도 있다.

한화종합화학의 2대주주는 지분 36.05%를 보유한 한화케미칼이다.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와 한화케미칼을 통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은 75%에 이른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이미 단단한 지배력을 확보한 만큼 한화에너지나 한화케미칼이 한화종합화학 상장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현금화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이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상장, 김동관 한화 경영권 승계에 어떤 의미 지닐까

▲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가치를 5조 원으로 본다면 한화에너지의 지분 39.16%의 가치는 2조 원에 육박한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을 확보할 때 들인 돈이 5800억 원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을 통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는 셈이다.

한화그룹 경영승계의 핵심은 김동관 전무 등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를 향한 지배력을 높이는 데 있다.

시장에서는 김동관 전무 등이 에이치솔루션 배당금을 통해 한화 지분 매입자금을 마련하거나 에이치솔루션이 기업가치를 확대한 뒤 한화와 합병하는 방식 등으로 한화 지배력을 높이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현재 검토하고 있는 배당계획은 없다”며 “지금은 미국시장을 키우는 데 더욱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8일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한화종합화학 상장과 관련해 “현재 자문사 선정과 일정계획 수립 등을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처음으로 상장계획을 공식화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