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지주 주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KB금융지주 주가가 5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KB금융지주 주가 5년 전으로 돌아가, 주가부양 묘책 없어 '답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7일 KB금융지주 주가는 전날보다 1.74% 떨어진 3만9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KB금융지주 주가가 3만 원대를 찍은 건 2년10개월 만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주요 금융지주 주가가 모두 하락하긴 했지만 KB금융지주 주가의 하락폭이 유난히 컸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윤 회장이 취임한 당시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21일 취임했는데 그날 종가가 3만9400원이었다.

윤 회장이 5년 동안 KB국민은행을 1위권으로 올려놓고 대형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주가를 6만8천 원대까지 끌어올렸는데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셈이다. 다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하락했고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14%나 하락했다는 점에서 선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윤 회장은 9월 런던 등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투자자들을 만나는 데 어깨가 가볍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국내 금융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도 올해 초와 비교해 떨어졌다.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1월3일 68.63%였으나 7일 기준으로 67.04%다.

해외 기업설명회를 연다고 해도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 스스로도 “해외 기업설명회는 주가 부양을 위한 것이 아니고 한다고 해서 주가에 바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라이벌 신한금융지주와 시가총액 격차도 3조4천억 원까지 벌어졌다. 두 곳은 한동안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는데 어느 순간 신한금융지주가 앞서나가면서 대장주 자리를 굳히고 있다.

문제는 윤 회장이 앞으로도 주가를 끌어올릴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KB금융지주는 2분기에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두는 등 실적은 오히려 순항 중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지주 주가가 실적과도 무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주가 추이를 봤을 때 굵직굵직한 인수합병이나 비은행부문에서 확실한 성과 등이 나타나야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분간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인수합병 매물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인수합병 여력을 가장 크게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몇 년 동안 윤 회장까지 직접 나서 꾸준히 인수합병 기회를 찾고 있다고 강조해왔지만 적당한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의 롯데캐피탈 처분 시한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재로서는 롯데그룹이 외부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나 호텔롯데에서 들고가는 쪽으로 교통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월 롯데캐피탈이 매물로 나왔을 때 예비입찰에 참가했다.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면 KB캐피탈과 함께 캐피털업계 1위도 노릴 수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의 매각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  

최근 중국 정부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주요자산을 인수할 새 보험사를 설립하고 주요자산을 넘기기로 했다.

그동안 보험업계에서 중국 정부의 안방보험 위탁경영기간이 끝나는 내년 2월 이전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새 대주주로 넘어가면 언제 매물로 나올지 불투명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