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를 운영해왔는데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해 플랫폼 사업자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4일 KT 관계자에 따르면 가상현실 체험존 프랜차이즈 사업자인 3D팩토리가 운영하는 전국의 ‘VR플러스’ 3개 매장과 ‘캠프VR’ 7개 매장에 KT의 가상현실 콘텐츠가 공급되고 있다.
 
KT, 가상현실 테마파크 운영에서 수익 고전해 솔루션 제공으로 전환

▲ 2일 KT가 운영하는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 신촌점을 방문한 이용객들이 가상현실 어트랙션을 체험하고 있다. < KT >


KT의 한 관계자는 “가상현실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많아 개별적으로 콘텐츠를 수급하기 쉽지 않다”며 “KT는 가상현실 테마파크에 필요한 콘텐츠와 어트렉션(놀이기구) 등을 수급해 관련 솔루션을 만들어 기업들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가상현실 관련 솔루션을 개발해 보급하는 이유는 직접 가상현실 테마파크를 운영하기보다 관련 사업자들에게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KT가 프랜차이즈 사업자가 아니다 보니 직접 프랜차이즈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가상현실 콘텐츠시장과 가상현실 테마파크시장의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2018년 3월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 신촌점을 직영으로 열면서 전국에 200여 개 매장을 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KT와 GS리테일이 협력해 지난해 6월 문을 연 브라이트 2호점인 건대입구점은 2019년 4월 문을 닫았고 현재 1호점만이 운영되고 있다. 테마파크 프랜차이즈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박정호 KT 뉴미디어사업단 IM사업담당 상무는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대점이 문을 닫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GS리테일의 사업전략 변경 때문”이라면서도 “직영점을 1년 운영을 해보니 임대료와 인건비가 만만치 않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KT는 전략을 전면 수정해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판매하기로 하고 브라이트 신촌점을 안테나숍(상품의 판매동향을 탐지하기 위해 메이커나 도매상이 직영하는 매장)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새 가상현실 테마파크 콘텐츠를 수급하거나 개발할 때 브라이트 신촌점에 먼저 적용해 고객들의 반응을 검증한 뒤 선호도가 높은 콘텐츠만 패키지화해 판매한다는 것이다.

KT는 이미 수요가 검증된 인기 콘텐츠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현실 콘텐츠 솔루션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브라이트 신촌점을 운영하며 확보한 가상현실 테마파크 운영 노하우도 함께 묶어 판매한다. 이는 가상현실 테마파크를 운영하고자 하는 기업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KT는 자체 가상현실 플랫폼 '슈퍼VR'과 연계하면 가상현실 콘텐츠 수급비용을 줄일 수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기업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KT는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 대상 거래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역자체단체를 대상으로 한 거래(B2G)로도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 상무는 "올해 초부터 여러 지자체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며 "관광객들과 지역민을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가상현실 테마파크에 관심을 지니고 있어 B2G사업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글로벌 가상현실 테마파크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8월 말에 해외에 브라이트 매장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KT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앙아시아, 중국 등에서 온 사업자들이 가상현실 체험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브라이트 신촌점을 방문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8월 말 문을 열 브라이트 해외 지점을 통해 해외의 가상현실 테마파크 사업자들에게도 KT의 솔루션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 투자은행 디지캐피털은 세계 가상현실 관련 시장이 2018년 9조5천 억원 규모에서 2022년 117조2천억 원으로 약 1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