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화이트리스트’ 설전, 싱가포르 중국도 일본 비판

강경화 외교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한국 제외 결정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중국과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일본을 비판했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태국 방콕 센타라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3(한국, 중국, 일본) 외교장관 회의에서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7월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주요 교역 파트너 사이에 커져가는 무역갈등에 관해 우려를 표현한 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일본이 한국을 일방적이고 임의적 방법으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는 데 관해 외교장관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일본의 수출 관리조치에 관한 불만을 듣지 못했다”며 강 장관의 발언을 반박했다.

고노 외무상은 “강 장관이 제기한 불평의 출처를 모르겠다”며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는 자유무역 원칙에 따른 합법적이고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설전이 이어졌는데 싱가포르와 중국 외교장관이 일본을 비판하며 한국을 우회적으로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도 애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아세안 국가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동 번영을 위해 화이트리스트를 줄이는 게 아니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아세안과 한국, 중국, 일본이 한 가족이 돼야 하는데 문제가 생겨 안타깝다”며 “신뢰와 선의로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