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캐피탈이 신차금융사업의 성장 정체에 따라 중고차금융사업 등에서 새 수익원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다만 KB캐피탈, 현대캐피탈 뿐만 아니라 은행이나 카드사까지 중고차금융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하나캐피탈, 신차금융 포화상태 이르자 중고차금융으로 눈돌려

▲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2일 하나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안에 기존 디지털 자동차금융 플랫폼 ‘하나드림카’를 개편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나드림카는 하나캐피탈이 새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상대로 할부서비스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이다.

하나캐피탈은 4분기에 이 플랫폼에 중고차와 장기렌터카부문의 금융서비스를 정식으로 추가할 계획을 세워뒀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현재 하나드림카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중고차를 살펴볼 수 있는 메뉴는 만들어져 있지만 정식 운영은 올해 말이 될 것”이라며 “초기에는 중고차 판매업자와 중고차 구매 희망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은 그동안 주력해오던 신차금융사업의 성장세가 정체되자 중고차와 장기렌터카부문에서 새 수익원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와 장기렌터카시장은 최근 경제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시장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고차 거래대수는 377만107대로 2007년(185만3772대)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또 중고차의 소비자층이 주로 신용등급 3등급 이하인 고객이 많아 신차금융서비스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높은 만큼 캐피탈회사로서는 신차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때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하나캐피탈은 성장 포화상태에 접어든 신차금융사업보다 중고차나 장기렌터카부문의 금융서비스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신차금융 영업자산은 2조971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 말 2조9664억 원과 비교하면 0.2% 소폭 늘어났다. 2015년 이후 매년 15% 넘게 증가했는데 2017년부터 영업자산 증가세가 뚜렷하게 느려지고 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캐피탈은 그동안 신차 중심의 자동차금융사업에서 성장세를 지속해왔지만 업계의 경쟁과열,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다만 중고차금융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고차금융시장은 KB캐피탈과 현대캐피탈이 일찌감치 발을 들여놓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데다 최근 은행과 카드사까지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7월 중고차 플랫폼 카옥션과 손잡고 중고차 판매를 도와주는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고 삼성카드도 7월 ‘내 차 팔기’ 서비스를 통해 중고차 견적을 내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캐피탈이 자동차금융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해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고차금융으로도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라며 “다만 경쟁사가 많아진 상황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를 고민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