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새 아파트 브랜드 '포레나(FORENA)'를 앞세워 국내 주택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단단한 실적과 그룹 내 위상 회복에 따른 자신감이 최 사장의 과감한 선택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최광호, 새 아파트 브랜드로 한화건설 주택사업 새 판 짠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


2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건설이 아파트 브랜드 ‘포레나(FORENA)’를 새로 도입한 것은 이례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포레나는 한화건설이 2000년 선보인 오피스텔 브랜드 오벨리스크와 2001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아파트 브랜드 꿈에그린 등 20년 가까이 사용해 온 공동주택 브랜드를 대체한다.

올해 들어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를 리뉴얼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화건설처럼 기존 브랜드를 버리고 완전한 새 브랜드를 꺼내든 사례는 찾기 쉽지 않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포레나는 기존 꿈에그린, 오벨리스트와 철학부터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새로운 브랜드”라며 “기존 브랜드의 리뉴얼로는 담을 수 없는 가치를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최광호 사장은 단단한 실적과 그룹 내에서 높아진 위상을 등에 업고 국내 주택사업의 새 출발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한화건설의 57년의 역사 가운데 42년을 함께 한 한화건설의 산증인으로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에 올랐고 2018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최 사장은 임기 초반 해외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지난해부터 이라크 주택사업이 정상화하면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은 현재 해외 프로젝트 부실을 모두 정리하면서 이익체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서울역 북부 개발사업, 이라크 추가 수주 등 실적 상향 요인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최 사장은 실적 회복을 통해 한화건설의 그룹 내 위상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건설은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가 보통주 100%를 보유한 자회사인데 한화는 최근 이례적으로 비상장사인 한화건설의 실적과 성장성을 증권사 연구원들에게 설명하는 기업간담회를 열었다.

한화는 올해 들어 폭발사고에 따른 대전 공장 가동중단, 자회사 한화생명의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에서 한화건설의 호실적을 앞세운 셈인데 한화건설이 그동안 대규모 손실로 한화의 연결기준 실적을 크게 깎아먹었던 점을 고려하면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최 사장은 한화건설 실적을 정상화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포레나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한화건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최광호, 새 아파트 브랜드로 한화건설 주택사업 새 판 짠다

▲ 포레나가 적용된 아파트 투시도.


한화건설은 전체 매출의 50%가량을 주택사업을 포함한 건축사업에서 내고 있어 포레나의 성공적 안착이 중요하다.

한화건설은 올해 4천여 세대를 공급할 계획을 세웠는데 상반기에는 아파트 293세대 규모의 '수지 동천 꿈에그린' 한곳을 분양하는 데 그쳤다. 

천안 두정(1067세대), 전주 에코시티(817세대), 인천 루원시티(1128세대), 대전 도마(1881세대) 등 대부분 물량은 하반기 몰려 있는데 한화건설은 이 단지들에 모두 포레나를 적용해 공급한다.

최 사장은 분양이 한창 이뤄질 4분기부터 TV광고를 시작해 포레나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로 했다.

최 사장은 포레나 론칭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삶의 가치가 실현되는 공간이 포레나가 추구하는 주거철학”이라며 “사람과 공간, 새로움을 연결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번 포레나 론칭은 한화건설 브랜드론칭TFT(태스크포스팀)가 진행했다. 최 사장은 2018년 1월 주택사업 관련 조직뿐 아니라 전사 조직에서 인력을 뽑아 브랜드론칭TFT를 꾸리고 포레나 개발을 진행했다.

포레나는 스웨덴 말로 ‘연결’을 뜻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