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목표주가가 낮아졌다. 

해외 전환사채의 대규모 발행을 결정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반영됐다.  
 
LG디스플레이 목표주가 낮아져, 해외 전환사채 발행해 주식가치 희석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LG디스플레이 목표주가를 2만5천 원에서 2만1천 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로 유지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7월31일 1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해외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희석요인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다”며 “실적의 호전속도는 한동안 더딜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변화가 나타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7월31일 기준으로 6억87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채권을 말한다.

이번 해외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7월30일 종가 기준으로 26% 할증된 1조9845억 원이다.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2020년 8월23일~2024년 8월12일이다. 전환에 따라 새로 생기는 주식 수는 전체 4099만 주로 현재 주식 총수의 10.28% 수준이다. 

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이번에 해외 전환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은 설비투자 확대가 아니라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운영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해외 전환사채의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희석될 요인도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정 연구원은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이 기존에 추정했던 수치를 기준으로 전환사채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요인을 반영하면 주당 순자산가치(BPS)가 2019년은 3만6535원에서 3만4860원, 2020년은 3만6989원에서 3만5112원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LG디스플레이가 발행할 전환사채 6억8700만 달러 가운데 일부를 해외 헤지펀드 기관투자자가 인수할 가능성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혔다. 

정 연구원은 “헤지펀드 기관투자자들은 잠재 위험성(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수익률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전환사채 물량의 일정 부분을 공매도 물량으로 미리 기계적으로 잡았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글로벌 경기의 둔화 가능성까지 겹쳐 IT 수요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회사들이 상반기에 이어 2020년에도 8.5세대와 10.5세대 LCD 신규 라인을 계속 가동할 것으로 보여 업황이 호전될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살아남기 위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수익성이 나빠진 액정표시장치(LCD) TV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신성장동력인 올레드(OLED)TV사업에 집중해 안정적 실적 기반을 쌓아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