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이 5년 동안 신한저축은행의 순이익을 눈에 띄게 끌어올리면서 신한금융그룹의 비은행 강화에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30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은 상반기에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순이익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을 ‘똘똘한’ 비은행계열사로 키워 그룹입지 다져

▲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


신한저축은행은 상반기에 순이익 112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39%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 오렌지라이프,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와 비교하면 절대적 순이익 규모의 격차가 여전히 크지만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이 신한저축은행 수장을 맡은 2015년부터 신한저축은행 순이익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연도별로 신한저축은행의 순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 80억 원, 2016년 125억 원, 2017년 168억 원, 2018년 194억 원 등이다.

2015년과 2016년 한해 순이익과 맞먹는 순이익을 올해 상반기만에 거둔 셈이다.

다른 금융그룹 저축은행과 비교해도 올해 상반기 기준 KB저축은행(99억 원), 하나저축은행(90억 원), NH저축은행(84억 원) 등을 제치고 가장 앞서있다.

김 사장은 신한금융그룹의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발맞춰 2020년까지 신한저축은행의 중금리 서민금융상품 취급액을 1조5천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6월에 일찌감치 이를 달성했다.

신한저축은행의 중금리 서민금융 취급액은 6월 기준 1조57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나의 신한’ 전략에 따라 연계영업이 활발해지면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을 방문한 고객들이 신한저축은행을 찾는 발걸음 역시 더욱 잦아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의 교차판매율은 올해 상반기 39.9%에 이른다. 교차판매는 금융회사가 자체 개발한 상품뿐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가 개발한 상품까지 판매하는 방식으로 신한금융 계열사를 찾은 고객 10명 가운데 4명이 다른 계열사 상품도 이용했다는 뜻이다.

김 사장이 신한저축은행의 디지털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비대면 판매채널을 확대한 결과 전국 단위의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한저축은행의 지점 수는 7곳에 불과하지만 주요 업무 대부분을 모바일앱 및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대신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전국에 있는 계열사 점포를 통해 고객과 접촉면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매트릭스 조직을 꾸려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퇴직연금도 신한저축은행의 새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퇴직연금 상품을 처음 내놓았는데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6개월여 만에 취급액 규모가 1900억 원 규모에 이르러 가파르게 불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으로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를 받은 데다 신한은행이 신한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편입하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김 사장이 올해 말 임기를 마치고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데 ‘유종의 미’를 거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김 사장은 2015년 3월부터 신한저축은행 사장을 맡고 있다. 대표이사 임기가 일반적으로 ‘2년+1년’인 신한금융에서 이례적으로 5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신한저축은행 성과를 바탕으로 김 사장이 다른 그룹 계열사 수장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하반기에도 담보대출이 아닌 중금리 신용대출 규모를 늘리면서도 부실위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중금리 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운용금리가 높아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이지만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지표를 악화하고 경기변동에 따른 민감도를 높인다”며 “신한저축은행이 수익성 향상과 자산 건전성 유지를 균형있게 추진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한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