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했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 금호산업에 더해 금호석유화학까지 이해관계자로 얽히면서 판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혼돈상황, '설'만 난무하고 주가도 요동

▲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여러 관측이 난무하면서 주가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공고가 난 지 나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각종 ‘설’들이 나오면서 인수전이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예비입찰은 9월, 본입찰은 10월 진행되는데 벌써부터 SK그룹을 비롯해 여러 기업이 인수후보로 오르내리고 인수설을 부인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SK그룹의 인수자격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매각주체인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이나 금호석유화학의 특수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도 인수전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 박은 탓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유화학그룹과 SK그룹 등 두 그룹에 공동으로 소속돼 있다.

다만 금호산업의 이번 방침은 사실상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박찬구 회장의 인수전 참여를 막기 위해 내건 방침일 가능성이 높아 다른 기업이 인수전에 참가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의 인수전 참가를 막은 것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이야 금호석유화학이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혹시라도 참여로 돌아서도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부족해 더욱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특히 채권단이 금호석유화학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한 데 묶어 경영부실에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진으로 보는 점을 놓고는 ‘어불성설’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은 이미 재계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로서 박 전 회장에게 꾸준히 견제구를 던져왔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동안 직접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일축하면서도 호남정서의 백기사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는 직간접적으로 밝혀 왔다.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계속 나오고 금호산업과 채권단, 금호석유화학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인수전의 불확실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고려해야 할 게 많은 상황에서 주가마저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구주 가격을 써내야 하는 인수후보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매각설이 불거지고 매각이 확정되자 4천 원대에서 8천 원대까지 치솟았다. 그 뒤 오르락 내리락하다 현재는 5천~6천 원대를 오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주가 역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에어부산 주가는 분리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큰 폭으로 뛰었는데 정작 금호산업과 채권단 모두 분리매각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모두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크고 작은 소식이 하나둘 들려올 때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유례 없는 관심을 받는 이유로는 몸값이 최대 2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점,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대형 국적항공사라는 점, 누가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항공산업의 판도가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여기에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이라는 복잡한 방법으로 매각이 진행된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