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이 체질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등급 하락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환경의 악화 속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한데다 사회적 가치 창출성과도 미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배수, 한전기술 체질개선 분투해도 경영평가 등급방어 가시밭길

▲ 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전기술이 미흡(D) 등급을 받으면서 한전기술을 이끄는 이배수 사장도 기관장 경고조치를 받게 됐다.

한전기술은 2017년도에는 보통(C) 등급을 받았는데 평가등급이 떨어지면서 성과급도 받지 못하게 됐다. 이 사장의 어깨가 더욱 처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사장은 2018년 2월 한전기술을 맡아 에너지신사업 기술투자와 사업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고 해외시장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탈원전 등 에너지 전환정책 추진에 따라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한전기술은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2017년 한 차례 조직개편을 했으나 열 달 만에 다시 조직을 개편하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원전사후관리그룹을 구성해 원전 해체, 사용후 핵연료 등 사후관리 분야를 강화하고 O&M사업그룹도 신설해 원전 운용과 유지보수관리에 주력하도록 했다. 경영관리본부에는 글로벌마케팅실과 혁신성장전략실을 신설해 원전 수출과 신규사업 발굴에 나서고 에너지신사업본부에는 신재생사업그룹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2018년 11월 캐나다 노스랜드파워와 해상풍력사업 상호협력 협약을 맺는 등 글로벌시장에서 신재생사업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전기술은 발전소 설계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회사로 매출의 3분의 2가량이 원전 설계에서 발생한다. 국내외에서 원전 신규수주가 없는 상황에서 실적 둔화가 불가피했다.

한전기술은 2018년 매출 4337억 원으로 2017년보다 11.5% 감소했다. 국내와 해외 원전 설계 매출이 모두 감소해 4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매출규모가 줄어들며 순이익 역시 129억 원으로 39.0% 감소했다. 그나마 비용 절감 노력으로 영업이익은 19% 늘어난 215억 원을 거둔 것이 위안이었다.

실적이 부진하다 보니 코스피에 상장된 한전기술 주가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8년 2월12일 한전기술 주가는 2만2850원이었는데 2019년 7월19일 현재 1만9700원으로 14%가량 하락했다.

2019년 들어서도 한전기술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 사장은 지속적으로 경비 절감 노력을 기울여 1분기에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88억 원을 냈다. 하지만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해 2.4% 감소했다. 

국내 원전 추가 발주 가능성이 없고 해외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입찰이 2020년으로 지연되는 등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한전기술을 향한 부정적 시각이 많다.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기술의 경영평가 등급 하락에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성과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정책 방향에 따라 공공기관 대부분이 채용인력을 역대 최고 수준까지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력사 경영지원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한전기술은 이와 관련한 활동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다.

한전기술은 2018년 90명을 신규채용해 2017년보다 채용규모를 63.6% 늘렸다. 하지만 2014년 120명을 채용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2수준에 그친다. 장애인 채용은 6명으로 많았지만 2017년 2명을 뽑았던 고졸 채용인력은 지난해 한 명도 없었다.

한전기술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 역시 제로(0)였다. 오히려 비정규직은 2017년 40명에서 2018년 92명으로 늘었다. 파견용역 등 소속외인력의 정규직 전환실적도 없었다.

오히려 한전기술은 2018년 12월 고용실적을 늘리기 위한 편법을 썼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작 이틀 일하는 ‘직장 체험형 단기인턴’을 130명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기 때문이다. 한전기술은 “2011년부터 실시해온 프로그램을 확대개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꼼수채용 논란이 지나간 뒤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