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 나섰다. 

21일 LG화학에 따르면 호주의 인바이로스트림과 함께 폐배터리로부터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원재료를 추출해 다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 폐배터리에서 원재료 뽑아 다시 활용해 원가 경쟁력 키운다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일반적으로 폐배터리는 재사용하거나 재활용 방식으로 활용된다. 재사용은 배터리를 정비해서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배터리의 성능이 약 70%이상 남아있을 때 가능하다. 

재활용 방식은 폐배터리를 완전히 분해해서 원재료를 추출한 후 다시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LG화학과 인바이로스트림은 배터리 재활용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업무협약을 맺었다.

LG화학이 폐배터리를 수거해 인바이로스트림에 전달하면 인바이로스트림이 배터리에 든 원재료를 추출해서 다시 LG화학에 공급한다. LG화학은 이 원료를 활용해 새로운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인바이로스트림은 2017년부터 폐배터리를 재활용 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모바일, 전기차, 기계 장비 등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수거해서 리튬, 알카인, 니켈, 메탈 하이드리드, 카드뮴 등을 추출해 배터리 원재료를 생산해 판매한다.

인바이로스트림와 협업은 호주에서 진행되지만 향후 한국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이 커지면서 원재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 구리,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는 글로벌 배터리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리튬과 코발트가 품귀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3배 이상 뛰어오르기도 했다.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안정적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원재료 생산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원료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화학도 2018년 코발트 정련회사인 중국 화유 코발트와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원재료 가격과 공급선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전기차 배터리의 제조가 안정화 돼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기차 생산원가의 40% 정도를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 폐배터리에 쓰인 원재료를 다시 추출해 배터리 제조에 쓸 수 있다면 배터리 제조가격을 낮추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배터리 폐기가 초래하는 환경오염 문제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 구성성분의 86%는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폐배터리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성장성이 큰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글로벌시장에서 리튬이온배터리는 10%만이 재회수되고 이 가운데 1%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LG화학이 국내는 물론 중국, 유럽, 미국 등 세계 각지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이 있는 만큼 각 지역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가능한 셈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인바이로스트림과 협업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사안은 협의된 바가 없다”며 “LG화학은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