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반도체기업들이 반도체 소재 국산화를 추진해 소재기업 에프에스티의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반도체소재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계기로 정부와 반도체기업이 수입처 다변화 및 국산화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에프에스티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에스티, 반도체 소재 국산화정책에 힘입어 점유율 늘릴 기대 품어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프에스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소재인 펠리클을 생산하고 있다.

펠리클은 반도체회로를 빛으로 그리는 노광공정에서 반도체설계회로도(포토마스크)를 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얇은 막 형태의 소재를 말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펠리클이 사용되며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비메모리 반도체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펠리클 제조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설비를 갖춰야 하고 숙련된 제조인력과 화학물질에 관한 노하우 등이 필요해 반도체 소재 가운데서도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분야로 꼽힌다. 

세계 펠리클시장은 3천 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에프에스티는 2018년을 기준으로 반도체용 펠리클 400억 원, LCD 팰리클 100억 원어치를 공급했다.  

에프에스티는 지속적 연구개발(R&D) 투자로 꾸준히 펠리클 매출을 늘려왔다. 극자외선(EUV)을 통해 5㎚ 이하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에 사용될 펠리클도 개발하고 있다.

에프에스티 자회사인 ‘이솔’는 EUV마스크 검사장비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어 관련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펠리클 소재는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반도체기업들이 국산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에프에스티의 펠리클사업에서 주요 경쟁사가 미쓰이화학, 신에츠화학, 아사히글라스 등 대부분 일본기업이기 때문이다.

최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이슈로 국내 반도체기업들의 소재 국산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에프에스티는 소재 공급망 ‘탈일본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정부의 반도체 소재 국산화 움직임은 에프에스티의 펠리클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에스티 관계자는 “펠리클 소재에는 수출규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등 주요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국산화 움직임을 보이면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1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소재·부품·장비산업을 뒷받침하는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기술 개발이 필요한 핵심 연구개발과제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준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를 포함한 소재 수입을 일본에 의존하는 상황을 완화하고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