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등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관련해 지금은 (기업이) 최선을 다해 대통령이 대처하도록 도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고 대한상의가 18일 전했다. 
 
박용만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 대처하도록 기업이 도와야 할 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그는 “입장이나 견해 차이가 있어도 지금 그걸 나타내면서 서로 비난하고 갑론을박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며 “서로 참기도 하면서 더욱 성숙하게 같이 대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본은 정부 부처 사이의 공동작업을 통해 경제보복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예시로 들면서 “(우리나라는) 밥을 짓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밥그릇을 놓고 싸우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입장 차이를 나타낼 때마다 한국과 일본 언론에 민낯이 등장하니 지금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할 때 장기적 잠재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 위험성만 해결하려 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바라봤다. 

이번에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은 사안인 만큼 공급선 다변화와 국산 소재·부품산업 육성 등 근본적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 

박 회장은 “소재 개발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 이젠 없을 것”이라며 “기업 사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에도 규제 개편 등의 협조를 요청했다. 기업이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대체품 개발 허가를 받는 데 2년 가까이 걸리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기업에는 국내에서 전부 개발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공급선을 좀 더 빠르게 다변화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기업이 스스로 필요한 점을 들여다보고 요구사항을 내놓으면 대한상의가 가교 역할을 당연히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