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현 "대우건설 매각일정 잡지 않고 기업가치 높이는 데 집중"

▲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대현 KDB인베트스먼트 대표가 대우건설의 매각일정을 따로 잡지 않고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KDB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로 16일 공식 출범했다.

이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제일 중요한 추진 과제는 대우건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내비쳤다. 

그는 “매각계획이 없다는 의미는 기존의 전통적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며 잠재 매수자가 원하는 내용과 형태로 기업을 만들어가면 매수자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도로 매각일정을 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우건설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이나 KDB생명보험 때문에 대우건설 매각일정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업종이 다르고 잠재 매수자도 다른 집단”이라며 “같은 선상에서 우선순위를 따지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대답했다.

대우건설의 구조조정 방향으로는 핵심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우건설의 부진을 이끈 프로젝트나 플랜트사업은 대부분 경제력이 떨어지거나 역량에 비해 의욕만 앞서 진행됐던 사업”이라며 “대우건설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뒤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고 잘하는 분야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리스크 관리 강화. 조직운용의 효율성 개선 등을 꼽았다.

이 대표는 대우건설의 조직문화를 지적하며 “대우건설이 자주 주인이 바뀌고 매각 과정을 겪다 보니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문화도 배타적으로 변했다”며 “지난해 신임 사장이 온 뒤 변화가 시작됐지만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성과중심, 부서 협업 등의 조직문화를 마련해 회사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와 보상, 평가체제를 역동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본부별 독립 채산제를 수립하고 이익공유제를 도입할 것을 김형 대우건설 사장에게 제안했다고도 전했다.

이 사장은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하반기에 2호 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