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화학계열사, 폐플라스틱 활용 사업화로 사회적 가치 플러스 만들기

▲ 이성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장(왼쪽에서 세번째)과 김태윤 제주클린에너지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가 11일 제주클린에너지 본사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그룹 화학 계열사들이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사업모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17일 SK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C 등 화학 계열사는 환경 마이너스 가치를 상쇄하기 위한 ‘그린 밸런스’ 전략의 일환으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그린 밸런스'는 환경 분야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흑자로 만들기 위해 SK그룹이 내건 개념이다. 앞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은 5월 기자단담회에서 “친환경 사업모델을 개발해 정유 등 기존 사업의 환경 마이너스 가치를 상쇄하는 ‘그린 밸런스’ 전략으로 성장을 견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폐기된 후에도 썩지 않거나 재활용이 힘들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혹은 자연에 버려져도 100% 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을 연구해 친환경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제주클린에너지와 손잡고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열분해 유화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열분해 유화기술은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가열분해해 석유화학 원료를 만드는 기술로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열분해해 이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냉각해 정제유를 추출한다. 이 정제유는 등유, 경유 등의 연료로 쓰일 수 있다.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가열하면 환경오염물질이 나올 것이란 우려도 있으나 김태윤 제주클린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은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가열해 무산소 증류방식으로 연료를 생산하기에 공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고도화 기술을 접목해 차후에는 플라스틱제품을 완전히 ‘업사이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제주클린에너지는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에서 연료유를 생산하지만 폐플라스틱과 폐비닐로 플라스틱과 비닐 원료인 나프타까지 추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장은 12일 "제주클린에너지의 열분해 기술에 SK이노베이션의 공정 및 촉매 관련 역량과 노하우가 더해 진다면 공정 최적화, 정제연료유 고부가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기술협업을 강화해 환경문제에 공동 대응함으로써 친환경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KC는 분해가 되는 플라스틱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SKC는 최근 한국 델몬트사에 ‘바나나 트윈팩’ 포장재로 친환경 생분해 PLA 필름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PLA 필름은 옥수수 추출 성분으로 만들어서 땅에 묻으면 14주 만에 분해가 되는 친환경 소재다. 

SKC는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폐플라스틱제거연합’(Alliance to End Plastic Waste)에도 가입했다.

바스프, 다우케미칼, P&G 등 글로벌 화학기업이 참여한 이 연합은 플라스틱 쓰레기 관리 인프라를 개발하고 재활용 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정부, 지역사회와 함께 바다로 흘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활동을 한다. 

SK종합화학도 대형마트에서 사용이 금지된 1회용 비닐봉투와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제품 개발에 나섰다. 또 식품 유통업체와 공동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폐비닐을 활용해 아스팔트 보완제를 개발하고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는 계획도 세웠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 화학제품으로 발생하는 반환경적 문제는 밸류체인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협력을 통해 풀어가야 할 초국가적 과제”라며 “연구개발 역량에 기반해 3R 관련 제품과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밸류체인 내 다양한 업체와 기관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화학산업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