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셀트리온을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키웠음에도 사회공헌에는 인색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서 회장은 한국에서 손꼽히는 부자이고 평소 ‘애국’과 ‘상생’을 자주 강조하는데 그에 비해 기부액은 적다는 것이다.
 
[오늘Who] 애국과 상생 강조하는 서정진, 셀트리온 기부는 인색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7일 셀트리온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셀트리온은 2018년 11억586만 원을 기부금 비용으로 지출했다.

셀트리온이 2018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882억 원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의 0.29%를 기부한 셈인데 다른 대형제약기업에 비교하면 낮은 편에 속한다.

한미약품은 2018년 영업이익의 7.08%인 59억2115만 원을 기부했다. 유한양행도 영업이익의 1.54%가량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서 회장은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부자 2위에 꼽혔다. 

서 회장은 약 8조7379억 원의 재산을 보유해 19조8500억 원을 갖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었다. ‘자수성가’형 기업인 가운데서는 서 회장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했다. 

이 때문에 서 회장이 보유한 재산에 비해 사회공헌에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영업이익의 0.29%를 기부하는 것은 적은 편"이라며 "선진국에서는 대부분의 재산을 주식으로 보유한 기업가들이 보통 배당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서 회장은 “기업인은 1학년 때 생존, 2학년은 돈벌고 쓰기, 3학년은 애국자, 4학년은 상생에 눈을 뜨게 된다”고 말하며 애국과 상생 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 지역사회에서도 서 회장과 셀트리온에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인천에서 시작해 성장한 기업이다. 서 회장은 1999년 12월 인천 연수구청의 벤처·창업센터에서 셀트리온의 모태가 되는 ‘넥솔’을 창업했고 2001년 인천 송도국제도시 4공구에서 9만여㎡ 규모의 공장부지를 매입해 바이오시밀러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또 셀트리온은 송도에 공장부지를 조성할 때 원가보다 50~75% 낮은 가격에 입주하는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인천시에 기부활동 등을 따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 동안 100만 원 이상 후원한 법인 명단에 셀트리온은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33억 원, 한국GM이 13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각 1억5천만 원, 1억9천 만을 기부한 것과 비교된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셀트리온 측에 여러 번 기부금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좋은 답변을 얻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서 회장이 보유한 재산에 비해 사회공헌에 부족하다는 지적에 셀트리온복지재단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 회장은 2007년부터 셀트리온복지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 회장의 부인인 박경옥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복지재단은 △소외계층지원사업 △복지시설지원사업 △절기나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지원활동에 5억8537만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셀트리온복지재단을 통해 올해 2분기 6억3천여 만원을 사회공헌활동(CSR)에 사용하는 등 사회환원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기부활동에 인색하다는 말은 일부 오해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