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2주년을 앞두면서 거취를 놓고 시선이 몰린다.  

최 위원장은 재임기간 성과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만큼 총선에 도전해 정치권으로 진출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오늘Who] 금융위원장 2년 최종구 '우수', 총선 도전에 시선집중

최종구 금융위원장.


1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이 19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경제부문 장관급 인사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금융위원장을 맡아 현재까지 중책을 이어가고 있다. 

재임기간 중 가상화폐 대책, 부동산 시세 안정화, 영세·중소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 각종 금융현안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위원장이 스스로 꼽은 가장 큰 성과는 가계부채 증가세 안정이다.

그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잘 한 정책인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가계부채대책을 꼽으며 “생각보다 가계부채 증가폭이 크게 줄고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전히 꺽겠다는 것이 정책기조지만 경기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를 은행권을 비롯해 제2금융권까지 적용하는 등 가계부채를 놓고 다양한 억제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18조1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조6천억 원과 비교하면 46.1% 줄었다.

핀테크 도입을 통한 금융혁신 확산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최 위원장은 ‘핀테크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금융권의 핀테크 관련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는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최 위원장의 핀테크 확산 의지에 따라 금융위는 올해 5월에 국내 최초의 핀테크 박람회인 ‘코리아 핀테크위크 2019‘를 개최하기도 했다.

금융위의 규제혁신 성과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16일 발표된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 성과‘에 따르면 정부 부처 가운데 1위다.

올해 1월부터 정부 부처 전체의 규제 샌드박스 승인건수는 81건인데 이 가운데 46%인 37건이 금융위의 금융혁신서비스다.

다만 임기 내내 금융감독원과 갈등상황을 이어온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최 위원장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위 산하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일 때부터 주요 현안마다 이견을 보였다. 윤 원장이 금감원장이 된 뒤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 키코 분쟁, 종합검사, 특별사법경찰 등 문제로 마찰을 빚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한 차례 무산된 점 역시 최 위원장에게 뼈아프다.

최 위원장은 각종 공식행사에서 직접 기업들의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독려했지만 네이버 등 주요 정보기술기업이 불참했다. 키움뱅크컨소시엄, 토스뱅크컨소시엄 두 곳만이 예비인가 심사를 받았지만 두 곳 모두 5월에 발표된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최 위원장은 조만간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8월 초 정도에 장관급 인사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데 최 위원장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피우진 보훈처장 등과 함께 교체대상으로 거명되고 있다.

금융위원장의 임기가 법적으로 3년이지만 전임 금융위원장 대부분이 2년 안팎으로 교체됐다는 점에서 최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초대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이 예외적으로 1년을 채우지 못했고 최 위원장 직전 금융위원장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2년 4개월로 가장 오래 자리를 지켰다.

최 위원장의 다음 행선지로는 내년 총선 출마가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최 위원장이 고향인 강원도 강릉에서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은 큰 것으로 정치권에서 평가된다. 

장관급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경쟁력에 더해 강릉고를 졸업했고 본관도 강릉 최씨일 정도로 강릉 지역과의 연고가 깊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강원도 지역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 위원장의 출마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출마설을 놓고 부인을 하면서도 여지를 남기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총선출마와 관련해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에 관심이 없고 자신이 없는 거지 출마가 두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의원을 하려면 고향에서 출마하지 비례대표로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