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관련해 반도체 핵심소재 등에서 국내 기업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성 장관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5~20년까지 지속해야 본질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독립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윤모 “반도체 소재 국산화해 제대로 독립할 대책 만들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반도체 부품과 소재 등에서 우리가 본질적 문제에 부딪쳤다”고 평가했다. 

이 부문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최근 20년 동안 양적으로 크게 높아졌지만 이제는 질적 전환이 중요한 시기에 왔다고 파악했다.

소재와 부품 국산화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관련 시장이 작지만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경험과 기본지식을 많이 쌓아야 한다고 바라봤다. 

일본이 한국 대상의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유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제시했다가 전략물자의 대북 유출로 바꾸고 있는 점을 놓고 성 장관은 “(일본이) 일관되게 말하고 있지 않다”며 “(전략물자의 대북 유출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꺼내든 ‘롱 리스트’의 4~6번 규제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지 질문받자 “(현재 수출규제 대상인) 3개 외에 중요 부품과 관련해서도 기업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김 실장은 3일 일본에서 반도체 핵심소재 3개의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한 뒤 “일본에서만 수입할 수 있는 소재와 부품의 ‘롱 리스트’를 뽑았는데 이번에 수출규제가 강화된 품목은 1번부터 3번”이라고 말했다. 

이때 수출규제가 강화된 품목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다.

한국 정부는 23~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에 관련된 문제점과 부당성을 알리기로 했다. 일반이사회는 세계무역기구에서 각료회의 다음으로 의사결정권이 높은 기구다.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일본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해 위반 판정을 받아냈다”며 “우리도 이를 바탕으로 소송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0년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를 놓고 영토 분쟁을 벌이던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세계무역기구에 중국을 제소해 승소했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러시아에서 불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인 점을 질문받자 “러시아산 불화수소는 품질에 문제가 없다면 국내 반도체 생산에 쓸 수 있다”면서도 “국내 장비에 맞는지 사전에 실증하는 기간만 짧게는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