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신라면세점 매출의 꾸준한 상승곡선에도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보따리상 고객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면세사업을 향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의 중국인 개별관광객 유치 위해 뛰어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15일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면세사업부문에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업황이 좋은 시장 안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률 모두 1위를 꿰차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2분기 호텔신라 면세사업부문 매출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1.7% 늘어나며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수치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올해 2분기 호텔신라 면세사업부문 매출이 각각 17.9%, 17.1% 증가해 1조23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파악했다.

여기에 내수 유통업계의 전체적 불황 속에서도 국내 면세시장은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긍정적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호텔신라를 향한 시장의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호텔신라 주가는 7월 둘째 주 한 주 동안 4.6% 떨어졌다. 7월 2주 통틀어서는 주가가 16.5% 하락했다.

7월 들어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 6개 가운데 3개는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1.8~14.8%가량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중국 개별 관광객 고객보다 마진율이 낮은 중국 보따리상 고객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익성 부문에서는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끼쳤다.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법 시행과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한국 면세시장은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외국인 고객에서 거두고 있고 외국인 고객의 90%는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이 중국인 고객 가운데 90%는 중국 보따리상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과 한국과 중국의 관계, 중국과 미국의 관계 등에 따른 변수가 항상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신라면세점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에 따라 이부진 사장은 최근 중국 개별관광객 유치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중국 고객이라도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고객인 개별관광객 비중을 늘려 보따리상과 웨이상 등 중국 B2B(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 고객 편중 문제를 해소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업무협약을 맺는 자리에 직접 참석했다. 호텔신라는 씨트립과 업무협약을 통해 중국 관광객의 한국여행을 비롯한 글로벌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펼친다. 

호텔신라는 중국 텐센트가 운영하는 대표적 모바일메신저 ‘위챗’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위챗 안에서 신라면세점 멤버십을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하고 ‘위챗페이 기프트팩’ 한국 페이지에 신라면세점 혜택을 1년 동안 최상단에 노출하는 등 중국인 새 고객 확보를 위한 협업을 전방위로 확대한다.

위챗페이 기프트팩은 6월부터 제공된 새 서비스로 해외여행을 가는 고객을 위해 위챗의 간편결제 위챗페이와 가맹점이 제공하는 모든 혜택을 국가별로 모아놓은 플랫폼이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면세시장의 매출이 중국 보따리상 고객에 편중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정 고객에 편중된 부분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은 면세업계 사업자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중장기적 과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