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회사를 맡자 이동통신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했다.

하 부회장이 대표를 맡은 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와 넷플릭스 제휴 등을 통해 IPTV시장에서 약진했고 5G통신에서 가입자 기준 시장 점유율 30%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통신업계의 판을 흔들고 있다.
 
[오늘Who] 하현회 LG유플러스 1년, 5:3:2의 통신시장 판 흔들다

▲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하 부회장이 16일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하 부회장은 취임 후 CJ헬로 인수, 넷플릭스와의 제휴 등 통신업계의 판도에 크게 영향을 미칠 만한 굵직굵직한 결정들을 내렸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CJ헬로 인수다.

CJ헬로 인수는 전임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 시절부터 인수 논의가 진행됐지만 조건을 놓고 오랜 기간 논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 부회장은 취임 뒤 CJ헬로 문제에 집중해 8개월 만인 올해 2월 인수에 성공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승인을 받으면 LG유플러스가 만년 꼴찌를 벗어날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본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마치면 LG유플러스는 2018년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24.6%을 확보하며 유료방송시장에서 SK텔레콤을 제치고 2위사업자로 도약하게 된다.

하 부회장이 추진한 넷플릭스와의 과감한 제휴도 IPTV가입자를 크게 늘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11월부터 LG유플러스의 IPTV인 ‘U+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동통신3사 가운데 단독으로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1분기에 IPTV 가입자가 13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KT와 SK브로드밴드의 순증 가입자는 각각 11만 명, 11만9천 명으로 파악됐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가 가입자 확보와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계약할 때 업계에서는 '빛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넷플릭스가 보통 수익의 90%를 차지하는 계약조건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 부회장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고 우려와 달리 LG유플러스는 IPTV 가입자를 늘리는 데 넷플릭스와 협력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 부회장의 판 흔들기는 5G통신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 부회장은 가장 먼저 파격적 요금제를 앞세워 5G통신 가입자 유치에서 앞서 나갔다.

LG유플러스는 4월 5G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3월29일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먼저 5G통신 요금제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LTE 요금제 가운데 이와 상응하는 5만9천 원짜리 요금제보다 4천 원이 저렴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훨씬 많은 요금제를 내놨다.

LG유플러스가 LTE보다 값싼 요금제를 선보이자 KT는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5G통신망 구축을 위한 기지국 경쟁을 촉발한 것도 LG유플러스다. 6월 말 기준으로 KT에 살짝 밀렸지만 LG유플러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지국 수가 가장 많다는 내용을 적극 알리며 '5G통신 1위'라는 이미지를 심는 일을 시작했다. 

하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LG유플러스 공세는 경쟁사의 비위를 건드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거세졌다. 

LG유플러스는 6월 스타필드하남에 이동통신3사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비교 체험하게 하는 마케팅을 준비해 다른 통신사들의 반발을 샀다. 이어 5G통신 품질속도가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빠르다는 주장까지 내놓아 속도를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 부회장의 공세적 전략은 기존 이동통신시장의 5:3:2구도를 5G통신에서 4:3:3구도로 바꾸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시장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5:3:2의 비율이 오랫동안 유지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업계의 5:3:2구도는 해외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구도”라며 “4:3:3구도에서 나아가 3:3:3구도까지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 부회장의 판흔들기를 가로막는 걸림돌도 있다.

화웨이 리스크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불거진 알뜰폰 분리매각 문제다.

하 부회장은 2018년 12월 화웨이 장비의 보안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철저한 검증을 내세우며 정면돌파했다. 하지만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화웨이 리스크는 여전한 위험요소로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알뜰폰 분리매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LG유플러스가 기대했던 CJ헬로 인수효과를 모두 거두지 못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존의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