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의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DC를 찾았다.

양 원장은 14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한미관계는 특별히 불편하거나 꼬여있거나 현안은 없고 주로 한일관계가 문제인데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하되 당은 기조가 좀 달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정철, 미국에서 "한일관계에서 민주당은 청와대와 다른 기조 가능"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덜레스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는 “민주연구원장이 무슨 정치적 메시지 가지고 오면 바람직한 건 아니지 않느냐”라면서도 “당은 청와대나 정부가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것에 비해 국민들의 여론에 맞는 쪽으로 조금 더 다른 기조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양 원장은 14일 존 햄리 CSIS 회장과 만찬을 한 뒤 민주연구원과 CSIS 두 기관의 교류 협력 및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5일에는 CSIS 인사 등과 함께 조찬미팅을 한 뒤 귀국한다.

한미, 한일, 북미관계 관련 미국 측에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양 원장은 “제가 공직을 맡고 있는 게 아니고 당의 싱크탱크 책임자로서 일하고 있는 것이라서 국내 정치에서 민감한 현안들과 관련한 어떠한 메시지를 지니고 오는 입장이 아니다. 또 그런 것을 전달하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그런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싱크탱크 수장으로서 한미관계, 남북관계에 도움이 될만한 얘기들을 전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적으로나 정치적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일본 방문계획을 놓고는 “아직 일정이 안 나왔고 나오더라도 지금은 서로 좀 부담스럽다”며 “일본 쪽은 공공사이드를 담당하는 싱크탱크들이라 저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남북관계는 김현종 차장이 잘 알죠”라고만 말했다.

양 원장은 해외 싱크탱크들과 정책 네트워크를 추진하는 배경을 놓고 “우리 당이 집권당이면서, 훨씬 더 무겁고 멀리 보는 정책 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정책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관계나 동북아·남북 관계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는 한국과 미국이 같은 축으로 가야 한다. CSIS가 국제질서나 국제정치 쪽에서는 축적된 연구성과가 상당히 많은 곳이다. 이번에 햄리 회장하고 만나면서 더욱 긴밀하게 두 기관이 함께 정책협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미 기간에 미국 의회 및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남 계획을 놓고 양 원장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일정이 길지 않아 따로 그럴 만한 시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햄리 회장이 한일관계에서 양국이 모두 책임이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만큼 불편한 얘기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 양 원장은 “햄리 회장도 그동안 한미관계를 놓고 굉장히 높은 관심을 보여왔던 만큼 솔직하게 얘기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관계는 오래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만큼 한미관계에 관련한 얘기들은 서로 솔직하고 편하게 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