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G통신 가입자 수에서 1위를 지키며 체면을 세웠다.

그동안 다져온 브랜드에 힘입은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최고 수준의 보조금을 내건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 5G통신 가입자 1위 지켰지만 40% 수성 장담 어렵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SK텔레콤은 5G통신에서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해 앞으로 통신품질로 경쟁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월 말을 기준으로 SK텔레콤의 5G통신 가입자 점유율은 40.8%에 이른다. 4월 말에는 35.1%로 KT에 밀린 2위였지만 5월에 점유율을 5.7%를 높이며 1위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은 5G통신 초기시장 점유율 1위를 확보한 것을 두고 ‘브랜드 파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2세대 통신인 ‘스피드011’부터 이어온 브랜드 파워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특히 5G통신 단말기가 아직 적어 가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변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존 브랜드에 품은 인식을 바탕으로 통신사를 선택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번호이동 고객보다 기기변경 고객이 많아 기존 이동통신시장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던 SK텔레콤이 5G통신에서도 1위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서는 기기변경을 통한 5G통신 가입자 비율이 70~80% 정도인 것으로 본다.

보조금의 힘이 없었으면 40% 수성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은 5월 출시된 LG전자의 V50씽큐에 이동통신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최대 77만3천 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했다. KT는 최대 60만 원, LG유플러스는 최대 57만 원을 지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5G를 4월 내놨을 때도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공시지원금 47만 원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54만 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기습적으로 공시지원금을 올려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태료 150만 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SK텔레콤은 5G통신시장에서 점유율 1위라는 체면을 지킨 만큼 5G통신 품질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5G통신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통신 품질을 두고 여전히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높은 만큼 품질 향상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며 “SK텔레콤은 기지국 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단말기, 통신장비 등의 최적화 작업을 통해 5G통신 품질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말까지 전국 82개 도시에 5G통신 기지국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기지국 수보다 통신 품질을 높이는 데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협력해 5G통신 단독규격인 ‘5G SA(Stand Alone)’ 이용한 데이터통신에 국내 최초로 성공한 것은 그런 노력의 결과다. 

현재는 4세대 이동통신인 LTE와 장비 일부를 공유하는 NSA(Non-standalone)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에 제한이 있다. 

하지만 5G SA는 5G NSA와 비교해 데이터 처리 효율성이 3배 높아 더 빠르게 대규모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2020년 5G SA를 상용화한다.

또 SK텔레콤은 5G통신에서 지연시간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는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술을 내놓기도 했다.

SK텔레콤의 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5월 미국의 '리딩 라이트 어워드 2019'에서 '가장 혁신적 에지 컴퓨팅 전략상'을 수상했고 6월에는 영국 '5G월드 어워드'에서 ‘에지 컴퓨팅 기술’ 분야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통신 품질을 높이는 것과 함께 SK텔레콤은 가상현실, 증강현실 콘텐츠 등 5G 특화콘텐츠를 통해 5G통신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SK텔레콤은 자체 콘텐츠 플랫폼인 ‘옥수수’에 5GX 전용관을 신설해 6월 말 기준 가상현실과 초고화질 영상, 아이맥스 영화 등 5G 특화콘텐츠 9천 여편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상현실 콘텐츠는 인기 아이돌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등의 연예인 영상콘텐츠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 500여 개로 4월 5G통신 상용화 시작 때보다 5배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글로벌 게임기업 ‘나이언틱’과 제휴해 증강현실(AR) 게임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을 선보이고 공동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