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이 정부의 스타트업 파크 조성 공모에서 실패를 맛봤다.

규제자유구역 지정 탈락에 이어 스타트업 파크 공모에서도 떨어지면서 4차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의 빛이 흐려졌다.
 
허태정, 정부사업 공모에서 잇단 쓴잔으로 대전 4차산업 선도 무색해져

허태정 대전광역시장.


12일 대전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대전시는 4차산업과 관련한 정부사업 공모에서 잇따라 탈락했다.

중소기업벤처부는 11일 ‘스타트업 파크 조성사업 공모’에서 인천광역시 송도 투모로우시티를 최종 대상지로 선정했다. 

스타트업 파크 조성사업은 미국의 실리콘밸리, 중국의 중관촌, 프랑스의 스테이션-F 등과 같은 개방형 혁신창업 거점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창업자와 투자자, 대학 등이 열린 공간에서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창업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정부는 스타트업 파크 공모에 선정된 지자체에 국비 120억7700만 원을 지원한다.

허 시장은 스타트업 파크가 조성되면 기술창업이 폭발력을 얻고 유니콘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허 시장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기술력과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충남대학교 일대에 혁신창업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D 브릿지’사업으로 공모에 도전했다. 1차와 2차 평가를 통과했지만 최종 선정에서 인천시에 밀렸다. 

4월 ‘한국형 샌드박스’로 불리는 규제자유특구 지정에서 탈락한 데 이어 한국형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스타트업 파크 공모에서도 떨어지면서 허 시장의 '4차산업혁명 거점 만들기'가 힘빠진 셈이 됐다.  

허 시장은 규제자유구역 선정 과정에서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계획안을 내놨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도 들지 못했다.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고려해 비수도권 지자체 14곳에서 모두 10개 계획안을 선정하는 등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경쟁률을 보였음에도 탈락하면서 준비나 대응이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대전시는 이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스타트업 파크 공모에서는 치밀하게 준비해 최종 선정 과정까지 갔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허 시장으로서는 스타트업 육성 등을 통한 ‘4차산업혁명 특별시 완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터라 이번 탈락이 더욱더 뼈아파 보인다. 

허 시장은 스타트업 육성은 공약사항인 만큼 공모 탈락과 상관없이 대전시 나름의 스타트업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2020년 완공되는 스타트업 보육기관 ‘팁스(TIPS)타운’과 ‘D브릿지’ 사업을 연계하는 창업클러스터를 조성해 중소기업벤처부의 사업타당성 조사를 받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시 자체적으로 4차산업과 관련한 사업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을 추려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