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소형 SUV시장에서 티볼리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쌍용차는 맞춤제작서비스(커스터마이징)를 ‘티볼리’의 장점으로 내세워 왔는데 현대자동차가 새 소형 SUV ‘베뉴’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맞춤제작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현대차 ‘베뉴’ 등장에 ‘티볼리’ 맞춤제작 장점 무색해질까 난감

▲ 베리뉴 티볼리.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끌어 들이기 위해 베뉴가 '1인 라이프'에 최적화된 차량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베뉴 고객에게 색상이나 전용 아이템을 활용해 차량 스타일을 개성에 맞게 꾸미는 것은 물론 편의사양까지도 취향에 따라 추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티볼리가 제공해 온 맞춤제작서비스보다 범위가 더 넓다.

베뉴 고객은 차량 색깔을 모두 21개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골라 꾸밀 수 있는 데다 커스터마이징 전용상품인 ‘튜익스’를 활용해 편의사양도 필요에 따라 꾸릴 수 있다.  

튜익스 전용상품에는 △적외선 무릎 워머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패키지 △프리미엄 스피커 △17인치 블랙 알로이 휠과 스피닝 휠 캡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반려동물 패키지 등이 있다.  

쌍용차는 6월 부분변경모델인 베리뉴 티볼리를 내놓으며 차량 색상을 5가지에서 7가지로 늘리고 시트 색깔도 추가하며 기존 맞춤제작서비스를 좀 더 다양하게 꾸렸지만 차량 스타일을 바꾸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맞춤제작서비스는 생산업체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것인데 사실상 차량을 구매한 뒤 개인이 따로 진행해야 했던 ‘튜닝’을 대체하는 것인 만큼 소비자의 수고를 덜어준다는 점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는 쌍용차와 마찬가지로 첫 차 구매고객인 20~30대를 겨냥해 운전자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맞춤제작서비스에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시장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차종이 잇따라 출시된 데 대응하기 위해 차량 성능이 아닌 소비자의 개성표출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쌍용차는 현대차의 이런 전략 공세에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다급해 졌다.

티볼리가 몸집이나 가격 면에서 한 단계 위일지라도 베뉴와 함께 소형 SUV로 함께 묶이는 만큼 상대적으로 현대차의 맞춤제작서비스 공세에 가려 티볼리만의 장점이 옅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분변경모델 출시에도 티볼리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치열해진 소형 SUV시장의 경쟁을 실감한 만큼 쌍용차가 느끼는 위기감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시장에서 현대차의 ‘코나’가 성능과 안정성을 강조하며 티볼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는 다른 강점을 가진 베뉴가 소비자의 인기를 끈다면 티볼리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조만간 기아자동차의 ‘셀토스’까지 가세하는 만큼 쌍용차가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티볼리는 6월에 3년 만의 부분변경모델 출시에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티볼리는 6월3일 출시된 베리뉴 티볼리를 포함해 모두 2940대 팔렸는데 이는 5월보다 26.1% 감소한 수치다. 베리뉴 티볼리는 1981대 팔렸다. 

쌍용차는 오래 전부터 맞춤제작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워 티볼리 고객의 개성을 존중하며 불편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차량을 개선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 

쌍용차는 2017년 7월 범퍼 디자인을 크게 바꾼 티볼리아머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맞춤제작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베리뉴 티볼리’를 내놓으면서는 ‘아이 엠 미, 아이 엠 티볼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소비자의 개성을 표출하는 데 방점을 찍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2015년 출시한 소형 SUV다. 출시 첫 해인 2015년에 모두 4만5021대 팔리며 소형 SUV시장 규모를 늘리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