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유럽의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세계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에도 유독 유럽에서 고전했는데 올해 매출 성장세가 확인되자 프리미엄 빌트인가전과 올레드TV를 주축으로 가전사업의 보폭을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넓혀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 프리미엄 빌트인가전과 올레드TV 앞세워 유럽 공략 확대

▲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11일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기술산업단지 ‘타구스파크’ 안에 유럽 신사옥을 열고 각종 생활가전과 올레드TV 등 여러 제품을 전시했다.

신사옥은 4월 경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9일 현판 제막식을 진행했다.

포르투갈 신사옥은 앞으로 LG전자가 영국과 독일에 이어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통해 유럽 가전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유럽시장에서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유럽 매출은 북미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아시아시장의 매출보다도 낮았다. 

유럽의 시장 크기나 소비력을 감안했을 때 지속적 성적 부진이 LG전자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 들어 프리미엄 빌트인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올레드TV를 중심으로 유럽시장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1분기에 유럽시장에서 매출 2조90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599억 원에서 26% 가량 늘었다. 전장사업과 스마트폰 매출이 포함돼 있지만 비중이 크지 않아 매출의 대부분을 가전과 TV에서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거둔 매출의 4배 수준이고 최대시장인 북미 1분기 매출 3조3629억 원의 62%에 이른다. 전체 매출에서 유럽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14%나 된다.

특히 올레드TV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유럽시장의 올레드TV 출하량은 2014년 3만 대에서 지난해 114만 대를 넘어섰다.

유럽 프리미엄TV시장에서 올레드TV 점유율은 65.1% 수준인데 LG전자는 유럽 전체 올레드TV 출하량의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술 수용도가 빠른 데다  효율적이고 적당한 크기의 TV를 선호하는 유럽시장에서 올레드TV가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빌트인가전와 시그니처 가전도 급격하게 입지를 늘리고 있다. 시그니처 제품군 가운데서는 에어컨이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고급스러운 느낌과 효율성을 중요시 여기는 유럽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제품을 개발했다. 

빌트인가전시장에 이미 밀레(Miele)와 가게나우(Gaggenau) 등 정통 강호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 유럽 명품 가구회사 ‘발쿠치네’(Valcucine), ‘아클리니아’(Arclinea) 등과 협업해 제품을 내놨다. 내부에도 검은색과 흰색의 조화로 럭셔리한 느낌을 강조했다.

유럽을 위한 고효율·고성능 가전 브랜드 ‘센텀시스템’도 선보였다. 센텀시스템은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을 최대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센텀시스템'은 유럽에 선보인 고효율, 고성능 가전 브랜드”라며 “효율과 내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럽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독일과 영국 등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앞으로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판매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폴란드 므와바와 오스트리아 비젤머그 등 여러 지역에 생산법인도 마련해 놓았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했던 유럽에서 빌트인과 에어컨을 중심으로 고성장하고 있어 사업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