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해외사업 확대 성과, 중국과 인도사업 부진은 아쉬워

▲ 3월20일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방코 현대캐피탈 브라질' 출범식에 참석한 (왼쪽부터)방코 산탄데르 브라질 자회사 아이모레 크레딧 CEO 안드레 노바스, 방코 현대캐피탈 브라질 CEO 세자르 자니키안, 황유노 현대캐피탈 사장, 방코 산탄데르 브라질 CFO 앙헬 산토도밍고, 진의환 현대차 중남미권역본부 전무, 폴 스키아다스 현대캐피탈 상무, 우상현 현대캐피탈 전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해외사업을 꾸준히 확대한 성과를 조금씩 거두고 있다.

다만 그동안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던 중국 법인이 부진에 빠지고 인도 법인 설립이 지지부진한 점을 놓고는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국내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해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989년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해 현재 11개 법인과 임직원 2500명을 보유하고 있다. 국외 자산은 지난해 기준 43조 원에 이른다.

특히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진출이 동남아지역에 집중된 데 반해 현대캐피탈은 독일과 영국 등 유럽에도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캐피탈은 4월에는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 가운데 최초로 브라질에 현지법인 ‘방코현대캐피탈브라질’을 열었다. 2015년 브라질 진출을 확정지은 지 4년 만이다.

현대캐피탈은 브라질 자동차시장의 높은 성장세에 주목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브라질 자동차 생산량은 2016년 217만 대에서 지난해 288만 대로 3년 만에 33% 증가했다.

현대차도 브라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2012년 브라질에 공장을 건설하고 차량을 생산한지 6년 만인 올해 누적 생산량 100만 대를 달성했다. 르노와 피아트, 혼다 토요타, 폴크스바겐 등은 짧게는 11년, 길게는 20년에 걸쳐 걸린 일이다.

현대캐피탈은 브라질 외에도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 자동차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영국, 독일, 브라질에서는 현지 금융사와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 중이다. 현지 금융사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초 독일에 있는 현지법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의 지분 51%를 산탄데르에 매각했다. 기존 지분구조는 현대캐피탈 65%, 현대차 20%, 기아차 15%였으나 지금은 현대캐피탈만 지분 49%를 들고 있다. 

이 밖에 인도, 호주 등에서는 자동차금융중개(마케팅 자문)사업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시장조사를 통해 자동차금융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해외법인의 수익성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현대캐피탈 영국 법인은 지난해 순이익 474억 원을 거뒀다. 전년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캐나다 법인은 2017년 순손실 28억 원을 봤으나 지난해 순이익 83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뱅크유럽도 순손실폭이 줄었다지난해 순손실이 197억 원으로 전년 280억 원보다 30%가량 줄었다. 현대캐피탈유럽도 지난해 순이익 45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다만 중국 법인이 주춤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중국 법인은 그동안 연간 20~30%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였으나 지난해 순이익이 952억 원에 그쳐 전년보다 21%가량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인도 법인 설립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브라질 법인 설립을 추진할 때부터 인도 법인 설립도 함께 추진했으나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인도 역시 현대차가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으로 자동차시장의 성장세도 높은 편이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인도에서 자동차금융 중개사업만 하고 있는데 자동차금융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이를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