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안전제일주의’가 무색해지고 있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안전을 포스코의 최우선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안전경영을 소리 높여 외쳐왔지만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포스코에서 사망사고 잇따라 발생, 최정우 '안전경영' 무색해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11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날 새벽 포항제철소에서 노동자 장모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설비 협착 또는 감김에 의한 산업재해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안전경영이 상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망사고로 올해 포항제철소에서 숨진 노동자만 3명이 됐다. 이달 들어서만 2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1일 사망한 노동자는 엄밀히 말하면 조업 도중에 사망한 산업재해가 아니라 과다한 작업량에 따른 과로사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사망한 노동자를 놓고 부산과학수사연구소는 부검 결과 부두 하역기의 롤러 부분에 몸이 끼여 사망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산업재해라는 의견을 냈다.

포항제철소뿐만 아니라 광양제철소에서도 6월 폭발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이번에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서 포스코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사고 직후 대책반을 구성해 원인 규명과 유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사고원인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안전경영대책 수립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산재사고와 관련해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는 지난 4월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꼽은 ‘최악의 살인기업’ 1위와 3위에 각각 올랐다.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가 참여하고 있는 공동캠페인단은 고용노동부가 발생하는 중대재해 발생보고자료를 기반으로 2006년부터 산재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취임 뒤 임직원, 주주, 협력사, 지역사회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으로서 포스코의 역할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9일 철강업계 최초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고 5월에 벤처 플랫폼을 조성해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1조 원의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스코가 포스코콘서트나 미술전시회 등 문화행사를 열며 지역사회와 소통에 공을 들이는 것도 최 회장의 기업시민 이념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전경영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최 회장이 쌓아가고 있는 기업시민으로서 포스코의 위상은 자리잡기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2018년 10월 안전 다짐대회를 열고 “안전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이며 기업시민으로서 더불어 함께 발전하기 위한 근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