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해운, '닷밀' 혼합현실 콘텐츠로 진짜 경험을 선사하다

▲ 정해운 닷밀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닷밀은 몸을 던져서 일하는 회사다.”

정해운 닷밀 대표는 지금까지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무슨 일을 하게 되든 시행착오를 겪게 되더라도 일단 하고 본다는 것이다. 

닷밀은 혼합현실(MR)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등 국가의 굵직한 행사에서 미디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CJENM ‘MAMA’ 행사, 파라다이스시티, VR스테이션, 아쿠아플라넷63 등과 협업을 해왔다. 

최근 N서울타워에서 전망대 올라가기 전 엘리베이터 앞에 서울을 소재로 미디어아트 전시회를 열었다. 앞으로도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해 ‘진짜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을 선보여 닷밀만의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해운 대표는 혼합현실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이 상상만 해왔던 판타지를 ‘진짜 경험’할 수 있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진짜 경험’을 통해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정해운 닷밀 대표를 10일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 혼합현실 콘텐츠라는 것이 생소한데 어떤 것을 의미하나

“혼합현실은 맨눈으로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콘텐츠라고 보면 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는 다르게 장비없이 맨눈으로 체험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 판문점 남북회담에서 선보인 건물 외벽을 이용하거나 공간을 활용해서 미디어 퍼포먼스를 펼쳤던 영상쇼가 그 사례다.”

정 대표는 “이런 혼합현실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홀로그램, 프로젝션 매핑, 미디어 파사드(건물벽을 스크린으로 꾸미는 것) 등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 기술을 기존과는 다르게 응용해서 다룰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닷밀은 혼합현실 업계 선두주자로 꼽힌다. 닷밀은 예술계로 한정됐던 미디어 파사드와 퍼포먼스를 결합한 ‘미디어 퍼포먼스’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또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퍼포먼스’ 장르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 평창올림픽,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등 큰 행사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회사를 차린 뒤 직원이 2~3명일 때부터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에서 쇼를 선보일 것을 목표로 삼았다. 평창올림픽은 우리가 가장 멋있게 해볼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했다.”

그는 “주변에 우리가 꼭 평창올림픽 무대에 영상을 선보이겠다고 많이 얘기하고 다녔다”며 “많이 얘기한 만큼 필사적으로 임하게 되었고 그에 맞게 전략도 세우면서 결국 평창올림픽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닷밀은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막바지에 환송공연 ‘하나의 봄’을 선보이기도 했다. '평화의집'의 건물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미디어 파사드 기술의 영상쇼였다. 

그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아무래도 민감한 국가 문제이다보니 일정이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겨우 5일 전이었다”며 “5일 만에 작업을 해야해서 매우 힘들었지만 정말로 애국심을 갖고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과 북한이 함께 보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닷밀은 이에 앞서 평양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 기원 공연 ‘봄이 온다’의 오프닝 공연에서 특별한 미디어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 대표는 “봄이 온다 공연에서는 남한의 국화인 무궁화와 북한 국화인 ‘함박꽃나무’를 함께 넣어서 만들었다”며 “회사의 수익성을 생각하기 보다는 애국심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정해운, '닷밀' 혼합현실 콘텐츠로 진짜 경험을 선사하다

▲ 정해운 닷밀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 CJENM ‘MAMA’ 행사 등에도 참여했는데 사람이 서는 공연무대와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만 작업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CJENM이 주최하는 ‘MAMA’행사에는 4년동안 참여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무대에도 2년 연속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무래도 방탄소년단이 월드스타이다보니 순간적으로 함성이나 열기가 대단하다. 관객들의 그런 반응을 보면 굉장히 뿌듯하고 좋다.

사람이 직접 나오는 무대의 작업에서는 폭발적 반응이 있어서 좋다.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은 그런 폭발적 반응은 없지만 그래도 10분 정도는 관객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닷밀은 방탄소년단의 오프닝 영상과 이들의 얼굴을 기반으로 한 ‘페이스 매핑’ 등 영상을 제작해 선보였다. 

정 대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정말 열정적이고 무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아서 함께 일하면서 나도 그들의 팬이 됐다”며 “MAMA행사를 매년 준비하다보니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닷밀은 N서울타워에서 ‘인사이드 서울’이라는 미디어아트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 이는 공간만을 기반으로 하는 전시다. 벽면, 바닥 등 공간을 활용한 혼합현실 콘텐츠 전시회다. 

정 대표는 “N서울타워 200평 규모의 공간에서 6년 동안 전시회를 운영한다”며 “3분짜리 콘텐츠 3개를 선보여 10분이면 감상할 수 있다. 앞으로는 분기마다 콘텐츠를 추가해 계속 새로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는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인가

“올해는 3곳의 전시공간을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마련하려고 한다. 혼합현실은 고객들이 진짜 경험하는 것처럼 최대한 비슷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경험을 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겠다. 또 이런 공간을 통해 닷밀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다.”

그는 사람들이 책이나 영화로만 상상해왔던 판타지를 정말로 경험하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미디어 분야를 넘어서 엔터테인먼트, 요식업, 숙박업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련 산업을 공부해서 기술을 다양한 사업에 응용하려는 시도를 지속해서 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3300㎡(약 1천 평) 규모의 큰 공간을 활용한 미디어 파크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지식재산권(IP)을 통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미디어 파크를 구성하는 것이다. 

정해운 대표는 1984년 생으로 2008년에 서울예술대학교에서 디지털아트를 전공했다. 2011년에 디스트릭트를 다녔고 2012년에 닷밀을 설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