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은 부동산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되고자 한다.”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는 9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SC제일은행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오늘Who] 직방 안성우, 빅데이터로 부동산 산업 혁신한다

▲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


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부동산, 바꾸다’라는 주제 아래 “부동산 시장은 의식주 가운데 가장 변화가 느린 영역”이라며 “먹을 것, 입을 것은 구매자의 정보 획득 방법과 의사결정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부동산 소비는 여전히 예전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유통, 외식 등 분야에서는 쿠팡, 배달의 민족 등 비대면서비스는 물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플루언서들의 팝업스토어를 통해서도 구매결정이 이뤄지지만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발품을 팔아 중개업소를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딱 맞고 필요한 상품을 구하기 쉽지 않다. 부동산 관련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금액이 크고 결정을 되돌리기도 어려워 소비자들의 기회비용도 크다. 

안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롭테크의 적극적 활용, 특히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부동산 산업에 모바일,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결합했다는 의미를 띠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직방은 2012년 출시 이후 사용자의 발품 파는 수고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며 “이제는 빅데이터를 통해 연령이나 가족 구성, 학군, 선호 지역, 투자 목적 등 다양한 조건을 알아서 충족하는 정보를 서비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아울러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하는 호갱노노, 셰어하우스(공동주거) 사업을 하는 우주, 상업용 부동산 정보플랫폼 네모 등 프롭테크 스타트업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부동산 중개업뿐 아니라 부동산 산업 전체로 프롭테크를 확장하고 있다.

호갱노노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아파트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우주를 통해 1인 가구가 실제 주거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네모의 상권분석 서비스는 자영업자의 사업 실패 확률을 낮출 수도 있다. 이런 스타트업 인수를 통한 프롭테크 확장은 글로벌 시장의 성장 추세를 고려한 사업전략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프롭테크 시장은 10년 전보다 대폭 성장했다. 2008년 2천만 달러에서 2017년 126억 달러까지 시장 규모가 커졌다. 

미국의 대표적 부동산정보 플랫폼 ‘질로’는 현재 월간 사용자수가 1억5천만 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반면 직방을 비롯한 호갱노노, 우주, 네모 등의 월간 사용자수를 합하면 500만 명 정도로 우리나라 인구의 10%선에 머물러 국내 프롭테크 시장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직방을 비롯한 4개 업체는 주거용 부동산, 상업용 부동산,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 공유주거 서비스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상승효과도 누릴 수 있다.

직방은 4개 업체가 보유한 빅데이터의 공유, 분석을 통해 거주, 투자, 상업 등 사용자 목적에 맞춰 알맞은 상품을 제공할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다만 각자의 브랜드와 플랫폼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한다. 

안 대표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정도가 프롭테크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부동산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직방 출시 10주년이 되는 2022년 월간 이용자수를 1200만 명까지 끌어 올릴 것”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밝혔다. 

향후 시행, 분양, 임대관리, 인테리어, 금융조달 등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안 대표는 “처음에는 원룸 중개로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생각도 못해본 분야에서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뜻이 맞는 훌륭한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있다면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