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기자동차용 구동부품사업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함께 전장사업의 주축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가전사업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모터와 인버터 기술력을 전장사업에 접목해 전기차 구동부품시장에서 앞선 지위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 가전용 모터와 인버터 기술로 전기차용 구동부품 시장 공략

▲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 부사장.


9일 LG전자 ‘2018-2019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전기차 부품사업을 4차 사업 분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일정 수준의 성과를 거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구동부품을 양대축으로 세워 전장사업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구동부품은 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자동차가 주행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부품이다. 인버터는 모터의 회전속도를 바꿔준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역량을 높이고 있다”며 “지난 60년 동안 가전제품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구동부품 계통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기자동차는 기존의 일반 자동차와 달리 내연기관이 필요하지 않다.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 주행에 필요한 동력을 얻기 때문에 구동부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구동부품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전체 전기차시장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전기차 시장의 개화로 엔진 제작 노하우가 없는 LG전자에게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박영빈 한국복합재료학회 자동차분과 위원장 UNIST 교수는 9일 열린 ‘JEC 아시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내연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며 “엔진부품은 거의 없어지고 구동부품도 절반 가까이 사라져 부품 단위 별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정속형 모터와 달리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회전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전기차용 구동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전기차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핵심 부품이다.

LG전자는 전기차용 인버터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의 속도와 힘은 모터와 인터버를 통해 조절되는데 가속과 감속이 적절하게 이뤄지면 자동차 내구성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에너지 효율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세탁기나 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에 모터 속도 조절을 통해 제품 효율을 끌어올리는 독자적 인버터 기술을 적용해왔기 때문에 전기차용 부품에서도 경쟁사보다 수월하게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구동부품의 무게를 줄이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는 장거리 주행을 위 차체의 경량화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차량 외부는 물론이고 배터리, 구동부품 등 전장부품 하나하나의 무게도 자동차 이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전자는 신제품 코드제로 A9 무선청소기에 크기를 줄이면서도 최대 출력을 내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 등을 적용하는 등 무게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주력해 온 만큼 앞으로는 전기차에 적합한 가벼운 구동부품을 내놓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연구개발 활동에 투자를 집중해 전장사업에서 성과를 내려 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력을 활용해 전기차 구동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