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중소기업들의 방위산업 수출장려 정책을 추진하면서 티로보틱스와 RFHIC 등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절충교역을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 방산업체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부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 수주 확대 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티로보틱스 RFHIC, 절충교역 지원정책에 방산사업 확대 기대 품어

▲ 안승욱 티로보틱스 대표이사(왼쪽)와 조덕수 RFHIC 대표이사.


절충교역은 군수용품 판매자가 수입국에 기술이전을 해주거나 수입국 기업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판매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 국내 방산기술 수준이 낮았을 때는 앞선 해외 방산기술을 이전 받는 데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기술이전보다 국내 중소기업의 방산부품을 해외 방산업체에 공급하는 등 중소기업 진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티로보틱스와 RFHIC는 절충교역을 통해 방산매출 규모에서 세계 7위 업체인 에어버스 납품을 추진하며 사업확대 기대를 받는다.

티로보틱스는 디스플레이용 이송로봇(물건을 옮기는 로봇)을 만드는 기업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기존 사업영역은 디스플레이 제조와 관련된 산업용 로봇 분야지만 최근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적용되는 전문 서비스로봇 쪽으로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정부의 절충교역 지원정책을 활용해 이송로봇과 협동로봇(공장에서 사람의 작업을 도와주는 로봇) 관련한 내용을 에어버스에 제안했다”며 “해외 방산업체 납품에 성공하면 사업을 다변화하고 실적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큰 기대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로보틱스는 기존의 로봇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로봇 분야를 넘어 이송로봇 등 전문 서비스 로봇시스템 분야에 진출이 구체화하며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장비와 방산분야에 널리 쓰이는 질화갈륨(GaN)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를 만드는 RFHIC도 절충교역을 활용한 해외 방산업체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6년에 방산부문 세계 1위 기업 록히드마틴의 절충교역 협력사로 선정돼 레이더 관련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록히드마틴뿐 아니라 에어버스, 헤리스, BAE시스템즈, 레이시언 등 해외 유수의 방산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RFHIC 관계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기술 선진국들은 자국 방위산업체를 통해 기존 레이더 체제를 질화갈륨 기반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해외 방산업체와 연계해 신규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질화갈륨 전력증폭기 기반의 레이더 체계 개선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와 방사청은 절충교역을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확대에 활용하는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절충교역은 한국 정부가 해외 방산업체의 고객으로서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격이라 다른 형태의 수출지원 정책보다 해외 수출 확대에 효과적으로 평가된다.

산업부는 6월 해외 방산업체 탈레스와 절충교역 수출상담회를 연 데 이어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에어버스와 수출상담회를 진행했다. 티로보틱스 등 3곳은 로봇분야 기업으로, RFHIC 등 10곳은 방산분야 기업으로 참여했다. 항공분야 기업 11곳도 참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절충교역은 초기단계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유망한 수단”이라며 “기존 방산 기업 외에 전략적 육성이 필요한 로봇 분야 기업도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