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디지털 금융 플랫폼 ‘올원뱅크’를 키우는 데 힘을 싣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디지털 금융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원뱅크를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대훈, NH농협은행 '올원뱅크' 키워 사내독립기업으로 만드나

이대훈 NH농협은행장.


9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인 올원뱅크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올원뱅크를 사내독립기업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NH농협은행은 디지털금융부서 안에 올원뱅크팀을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8월 말까지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일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올원뱅크를 사내독립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내독립기업은 사업부서를 독립기업형 조직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자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본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올원뱅크를 사내독립기업으로 운영하면 조직구조, 인력편성, 예산 등에서 자율성을 얻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의 영업망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조직 구조를 단순화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디지털 금융환경과 잘 맞아 떨어진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사내독립기업을 두는 이유다.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그룹을 '은행 안에 은행(BIB, Bank in Bank)'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부문에 예산과 채용에 있어 독립적 권한을 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도 시중은행과 디지털 금융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올원뱅크의 사내독립기업 전환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자율성을 높여 NH농협은행의 디지털 부문을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꾸준하게 보였다.

이 행장은 올해 초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디지털 부문을 은행장이 크게 간섭하지 않는 은행 안 인터넷은행처럼 키워갈 것”이라며 “인사, 예산, 방향을 신속하게 결정하는 분사체제로 만들어 압도적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그룹은 이미 NH농협카드를 사내독립기업으로 운영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NH농협카드는 체크카드부문에서 시장점유율(26%)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내독립기업체제를 통한 NH농협은행과 시너지가 NH농협카드의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행장은 디지털금융 서비스에서 간편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에게 ‘올원뱅크’를,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에게 ‘NH스마트뱅킹 원업’을 제공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올원뱅크는 2016년 8월 출시된 뒤 빠르게 가입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올원뱅크 가입자 수는 2017년 4월 200만 명, 지난해 말 300만 명을 넘었다. 전체 가입자 가운데 20~30대가 41%에 이르는 만큼 간편 서비스를 통해 젊은 층의 취향을 맞추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4월 문을 연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제대로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며 “NH디지털혁신캠퍼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올원뱅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