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해외진출에 속도를 낸다.

SKC는 산화프로필렌(PO)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해왔는데 에쓰오일도 2018년부터 생산을 시작하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C, 에쓰오일의 화학사업 확대에 대응해 해외진출 서둘러

▲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


SKC는 화학부문 물적분할 등을 통해 해외 파트너회사와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해외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판로 확대를 추진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화학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쿠웨이트 석유화학회사인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에 지분 49%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분 매각액은 약 7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PIC는 쿠웨이트 국영 석유기업인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의 자회사로 올레핀 계열과 방향족 계열을 생산하는 석유화학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SKC는 화학사업부 전체를 물적분할하거나 혹은 주요제품인 산화프로필렌 생산사업부만을 물적분할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화프로필렌은 프로필렌글리콜(PG)과 폴리우레탄의 기초원료이다. 폴레우레탄은 자동차 내장재나 전자제품 외장재, 단열재를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SKC의 사업개편은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진출과 맥을 같이 한다. SKC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아, 중동 등 각 지역별로 3개의 생산거점을 구축해 산화프로필렌 생산량을 기존 31만 톤에서 100만 톤 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C는 2018년 12월 중국 석유화학기업 QXTD와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티렌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와 함께 산화프로필렌 생산 합작사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2021년까지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 연간 3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설비를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C는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와 중동에도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현지 합작사를 물색해왔다. 쿠웨이트 PIC와 협의가 진행되면 쿠웨이트 현지에 산화프로필렌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판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C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글로벌 파트너와 다양한 협의방안을 논의 중”이며 “물적분할을 할지, 합작을 할지는 알 수 없으며 아직 초기 협의단계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SKC가 해외 합작사와 협업을 진행하는 것은 국내시장에서 산화프로필렌의 독점공급구조가 깨졌기 때문이다. 

SKC는 울산 공장에서 연간 31만 톤의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해 국내 수요의 70% 이상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에쓰오일이 2018년부터 연간 30만 톤의 산화프로필렌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상업가동에 들어가며 산화프로필렌 공급량이 2배 이상 급증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산화프로필렌 수요는 약 50만 톤 정도”라며 “산화프로필렌이 국내 수요보다 과잉공급되면 생산업체들은 해외 판로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재 에쓰오일은 산화프로필렌의 생산량 중 20%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C는 1991년부터 산화프로필렌을 독점적으로 생산해 99% 이상을 국내 시장에서 소비했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의 등장으로 해외시장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SKC가 화학사업 지분을 매각해 KCFT 인수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SKC는 최근 동막 생산업체인 KCFT를 1조2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동막은 2차전지의 핵심소재이다. 

그러나 SKC 관계자는 “화학사업 지분을 팔지 않아도 KCFT 인수자금은 충분히 조달할 방안이 있다”며 “두 사안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